
탁구 월드컵 역사에 남미 출신 최초 챔피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우고 칼데라노(28·브라질)다. 그는 지난 20일 마카오에서 막을 내린 2024 탁구 월드컵 남자부 결승에서 남미 국가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탁구 월드컵은 대륙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남녀 각각 48명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위만이 16강 토너먼트로 진출해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본 매체 탁구왕국은 22일 “이번 칼데라노의 우승은 유럽과 아시아 중심의 탁구 세계에 균열을 낸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며 “이제 그는 단지 브라질의 자부심을 넘어, 탁구라는 종목의 글로벌 가능성을 넓히는 상징적 존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칼데라노는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으로 8살에 탁구를 시작했지만, 어린 시절에는 배구와 육상도 병행했다.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의료 소견에 따라 결국 탁구에 집중했다. 전력 질주로 프리스비를 낚아채고, 공중제비를 쉽게 해내며, 수중 루빅큐브 완성까지 가능한 다재다능한 그는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까지 5개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 천재이기도 하다.
그는 12살에 프랑스로 건너가 전 프랑스 대표팀 감독 미셸 브론델과 코치 장로네 모우니의 눈에 띄며 본격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8세부터는 독일에서 활동하며 기술을 연마했다.
그는 세차례 올림픽에 출전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는 남자 단식과 단체전 모두 16강 진출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남자 단식과 단체전 모두 8강에 나서는 등 발전한 기량을 뽐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그는 남자 단식 준결승에 올랐으나 스웨덴의 모레고드에 패해 남미 최초 탁구 올림픽 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다. 2022년 1월에는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다. 미주 출신 선수로는 역대 최고 순위다.
그는 중국의 간판 판젠둥을 두 차례 꺾었다. 한 번은 2018년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 8강전, 또 한 번은 2024년 월드테이블테니스 챔피언스 대회에서였다. 2024년 WTT 챔피언스 충칭 대회에서는 중국 량징쿤도 8강전에서 제압한 바 있다. 2025년 마카오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당시 세계랭킹 3위 하리모토 토모카즈(8강), 2위 왕추친(준결승), 1위 린스동(결승)을 차례로 꺾고 우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