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위성영상 ·발사체 재활용·우주탐사…AI로 우주 길 뚫는다

2025-02-19

미국 스페이스X는 최근 우주발사체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시킨 뒤 재사용하기 위해 지상의 로봇팔에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 자동조종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렇게 되면 바다의 바지선이나 육지 지면에서 발사체를 수거하는 것에 비해 신속하고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다.스타링크 위성 상호 간은 물론 타 위성과의 충돌 회피 기동을 하는 데도 AI 기술을 사용한다. 1990년대부터 AI에 눈을 뜬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경우 위성·우주선 실시간 감시·제어, 우주정거장 관리, 승무원 지원 로봇, 위성 자율시스템, 환경 임무 수행 등에서 AI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도 지구 관측, 통신, 우주 날씨 예측에 AI를 적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유럽 등 우주 강국들이 우주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AI로 로봇·스마트공장·빅데이터·자율주행·바이오헬스·교육·방산 등의 혁신을 꾀하는 AI-X를 우주 영역까지 넓히고 있다.

당초 지구관측위성에서 AI는 캡처된 시각 이미지에서 구름의 유무를 감지하기 위해 사용됐다. 구름에 가려진 지표면의 정보를 폐기하기 위해서다. 이제는 위성 영상 데이터의 잡음을 제거해 깨끗한 품질을 올리는 데 AI가 많이 쓰인다. 사람과 차량, 선박, 군대·무기 이동이나 건축물, 농작물, 원유 탱크의 변화를 식별하고 분류할 수 있다. 전천후 모니터링이 가능한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영상에 객체 탐지 AI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중국·싱가포르 항만 주변 등의 선박 숫자와 시기별 수량 변화, 선박 크기를 알 수 있다. 우주망원경을 통해 획득한 태양계와 그 너머의 엄청난 데이터 처리과정도 마찬가지다. 세계 9개국에 10개의 지상국을 운용 중인 컨텍의 양희인 위성영상활용실장은 “민간이나 공공 수요자가 관심을 갖는 객체가 매우 작게 표현되기 때문에 AI를 이용해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AI 기반 초해상화 기술과 구름 탐지 및 연무 제거 기술 등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컨텍은 고해상도의 전자광학(EO) 위성과 SAR 위성 정보를 AI로 모두 처리한다.

국내 대표적 방산·우주업체인 한화시스템의 경우 AI를 △저궤도 통신위성 탑재체 설계 △6G 통신 시스템 및 위성망 연동을 위한 네트워크 기술 △선박 운항 및 자율운행을 위한 객체 인식 고도화 △자율 무인체계 교란 대응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9년까지 서울대와 공동연구에 들어갔다. 권태훈 한화시스템 우주사업단장은 “지구관측위성, 우주물체 감시, 통신위성 분야에서 AI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우주 선진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자체 개발한 해상도 0.25m급 소형 SAR 위성을 중동 시장에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곽도영 한화시스템 우주사업단 국내우주사업파트장은 “10월 제주 한화우주센터를 완공해 국내 최대 규모의 위성 양산 시설을 구축하면 AI 기술 적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 예보, 재난재해 정보 파악, 기후변화 분석을 위해서는 엄청난 데이터를 AI로 깨끗하게 처리해야 한다. 화성 등 심우주 탐사 과정에서 우주선 및 착륙 탐사 로봇의 지구와의 원활한 통신과 이미지 전송, 원격 감지·자율 주행을 위해서도 AI의 역할이 크다. 지구와 화성 간 통신 격차가 13초가량 나는데 AI가 없이는 사고 방지가 쉽지 않다. 심우주에 착륙하도록 설계된 우주선은 통신 지연이 발생하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없게 된다. 최성환 한화시스템 전문위원(전 공군 우주센터장)은 “AI는 우주 데이터를 빠른 시간에 분류하고 분석해 임무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향상시킨다”며 “극한의 방사선 및 열 같은 가혹한 우주 환경에서 AI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위성과 우주비행체의 고도화된 설계와 차폐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위성 등 우주 분야에서 사이버 보안의 취약성,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비한 국제 기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켄 오닐 미국 AMD 우주 시스템 설계자는 “(실시간 착륙·탐사 활동, 우주선·로봇 모니터링을 위한) AI 탑재 우주선은 무겁고 에너지와 전력도 많이 필요해 저전력으로 추론·컴퓨팅을 할 수 있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