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삼성·LG전자 실적 '고공행진'

2025-03-02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4억 인구' 인도에서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양사는 막강한 내수 잠재력과 핵심 인력풀에 주목해 현지 사업 확장에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2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지난해 매출 17조490억원, 순이익 1조4천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 순이익이 각각 12%, 22% 증가한 수치다.

2022년 순이익(5천85억원)과 비교하면 작년 순이익은 2년 만에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처럼 인도법인의 수익성이 급증한 것은 인도에 20∼30대 고객이 많고 중산층이 늘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 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1억5천300만대에 육박했으며, 매출액은 프리미엄 제품(50만원 이상)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9%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 2위와 1∼3%포인트 차이로 3위를 기록했지만, 이는 저가 제품 출하량이 줄어든 영향일 뿐 오히려 갤럭시 S 시리즈 같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한 브랜드 점유율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또 삼성전자는 작년 1분기 인도 TV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하며 시장점유율 16%로 1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인도가 14억 이상의 인구를 바탕으로 한 내수 잠재력이 크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 가전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트라(KOTRA)는 2019년 110억 달러(약 15조8천억원) 규모였던 인도 가전 시장은 올해 210억 달러(약 30조1천6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탄탄한 내수로 인한 시장 성장성은 물론 풍부한 노동력과 유능한 엔지니어들이 많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현지화 및 고객 접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1995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삼성전자는 현재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와 스리페룸부두르에서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중 노이다 공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냉장고 등을 생산 중이다.

또 연구개발(R&D)센터, 삼성반도체인도연구소(SSIR), 디자인센터 등도 운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약 1만8천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아울러 인도식 유제품 '커드(curd)' 제조와 보존이 가능한 기능 등을 갖춘 냉장고도 선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1월에는 인도 뭄바이에 처음으로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가 문을 열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작년 3월과 7월 인도를 찾아 "인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 삼성에 큰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 인도법인 매출액 역시 2018년 2조4천703억원에서 2023년 3조3천9억원으로 5년새 33.6%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3조7천910억원이었으며 3천318억원의 순이익도 달성하는 등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냉장고·세탁기·에어컨·오븐·정수기를, 푸네 공장에서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공장 증설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인도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노이다, 푸네 등에 이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세 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며, 이 공장을 생활가전의 종합 생산기지로 발돋움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설 연휴 전후로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LG전자 최고 경영진들은 잇달아 인도 사업장과 연구시설을 점검하기도 했다.

IPO 작업도 순항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인도 증시에서 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LG전자는 최근 투자 설명회를 시작했다.

LG전자는 이번 IPO를 통해 인도법인의 기업 가치를 150억 달러(약 21조6천억원) 정도로 평가받고 10억∼15억 달러(약 1조4천억∼2조1천억원)를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CEO는 지난 1월 CES 2025에서 인도법인 IPO와 관련해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하는 것"이라며 "인도에서 정말 사랑받는 국민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산업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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