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사태로 북·미 협상 가능성 커졌다”…새해 韓 외교 전략은

2026-01-05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로 북·미 협상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2026년 한국의 주변국 외교 및 대북 전략’을 주제로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연구원(EAI) 컨퍼런스에서 “북한이 적지 않은 긴장감을 갖게 됐다”며 이처럼 말했다.

박 교수는 이날 북한의 대외 관계와 관련한 발표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사건은 두 가지 측면에서 북한에 영향을 줄 것이라 본다”고 짚었다. 박 교수는 “북한은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핵이 없어서 미국에 체포됐을 거라 생각할 것”이라며 “이는 핵에 대한 북한의 집착을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과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등 핵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 정상이 비참한 최후를 맞은 점을 근거로 핵 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해온 북한의 인식이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학계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카다피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핵무기에 집착하게 됐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다만 박 교수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작전으로 북한이 압박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박 교수는 “미국이 (이런 일을) 북한을 상대로 벌일 가능성은 없겠지만, 어떤 형태든 군사적인 무력을 사용해서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며 “김정은 입장에서도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큰 도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압박을 느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시점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올해 안에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시기는 올해 4월이나 미국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 이후라 본다”고 내다봤다.

이날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한국의 대중·대러 외교와 대북 정책이 중요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는 의견을 같이했다. 전재성 EAI 원장(서울대 교수)은 개회사를 통해 “베네수엘라 사태에서 볼 수 있듯 국제질서는 급격한 변동 국면에 놓여 있다”며 “올해는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과의 외교 관계도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므로 한국 외교의 전략적 좌표를 설정하는 게 주요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신범식 서울대 교수는 “북·러 군사협력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전략적 소통은 북한 군사 동향 파악에 유용할 수 있다”며 “고위급 외교를 가동하기 어렵다면 1.5트랙 전략대화, 지방정부 협력, 문화 학술 교류 등 다층 채널을 활용해 관계 회복 기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중국 정책은 세 가지 난제가 있다”고 짚었다. 조 교수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어렵고, 대만 유사시 한국의 군사 연루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교 활동 공간이 좁아졌다”며 “양국 간 기술·산업 경쟁력 격차가 커지고 양국 간 국민 정서가 악화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재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서 남한만의 정책은 없다고 본다”며 “중국은 안정적으로 분단이 유지되길 원하지,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자국에 이익이 되기 때문에 한국과 협력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안경모 국방대 교수는 “(김정은의 딸)김주애 현상과 관련해 후계 정치를 왜 지금 작동시켰고 그 효과와 의도는 무엇인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핵을 항구적으로 갖겠다는 선언과 함께 주애가 2022년 11월에 등장했는데 이런 정책적 변화와도 연동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는 신북방 정책2.0을 담대하게 구상하고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며 “국가안보실 2차장 산하에 북방비서관을 만들거나 대통령 북방 특사를 두는 등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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