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에 빠지다] ‘한국 열병’ 30년째, 끝없는 기쁨

2025-01-06

“한국의 예술과 문화는 매우 심오하고 아름다워서, 전 세계가 이를 배우며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2008년 뉴욕에서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Korean Art Society)를 창립하게 된 이유였습니다. 저는 음악가로서 세계 각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방문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음식을 맛보고, 음악과 연극 공연을 즐겼습니다. 그러다 1995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사랑에 빠진 것은 사람이 아닌 나라였습니다.

저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단순히 일주일 간의 한국 여행을 즐기고 다른 나라로 떠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방문한 다른 모든 나라에는 대개 아름다운 예술, 훌륭한 음식,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달랐습니다. 첫 방문을 마친 뒤 스스로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왜 한국은 내가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느끼게 했을까? 내가 이곳에서 경험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왜 벌써 그리워지고, 빨리 다시 가고 싶어지는 걸까?”

결국 저는 몇 달 후 다시 2주간 한국을 찾았습니다. 이 ‘한국 열병’의 원인을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이 두 번째 방문으로 모든 질문에 답을 얻고 열병의 갈증을 해소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2주가 지나고 나니 갈증은 더욱 심해졌고 질문은 더 깊어졌습니다.

“한국의 문화와 예술은 무엇이 그토록 독특해서 나를 이렇게 강렬히 움직이고, 계속 배우고 싶게 만드는 걸까?”

이후 30년 동안 20차례 한국을 방문한 지금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은 끝없는 기쁨을 줍니다. 저는 이 기쁨을 주류사회와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20~30년 전만 해도 미국에는 한국 예술과 문화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이를 알리는 데 집중하는 단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2008년 저는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를 창립했습니다.

저희는 뉴욕의 박물관을 단체로 방문하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각 박물관의 수장고를 방문해 드물게 볼 수 있는 보물들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이러한 행사는 미국 전역의 박물관으로 확대되었고, 한국 공연예술, 시 낭송회, 그리고 한국 요리 시식회 같은 행사도 개최했습니다.

또한, 저는 한국 미술 전시회를 기획하고, 박물관의 컬렉션을 자문하며, 개인 소장가로부터 한국 미술품을 박물관에 기증받는 일을 주선했습니다.

지난달 19일에는 협회 회원 두 분이 미국에서 유일하게 알려진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이 찍힌 친필 휘호(200만 달러 가치)를 브루클린 미술관에 기증하도록 도왔습니다. 1909년 10월 날짜가 적혀 있는 이 작품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니 뒤돌아볼 필요가 없다(爲國損軀義無反顧·위국손구의무반고)’라는 안중근 의사의 결기를 담은 글이 쓰여있습니다. 하얼빈 의거를 위해 하얼빈에 머무는 동안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기증은 제가 미술관의 아시아 미술 큐레이터와의 만남을 주선한 뒤 이루어진 일입니다. 이분들은 이제까지 200점 이상의 한국 미술품을 미술관에 기증하셨습니다.

저는 지난달 25일 LA에서 먼저 개봉한 안중근 의사를 다룬 영화 ‘하얼빈’의 미국 배급사 CEO와 연락을 취했습니다. 3일 미 전역에서 개봉하는 이 영화와 관련하여 브루클린 미술관에 있는 안중근 의사의 작품에 대해 배급사에 알렸고, 배급사는 이 소식을 마케팅 부서에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한국 예술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창의적인 방식을 찾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이 사명감 때문에 저는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의 회원 가입과 모든 행사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모든 비용은 제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제게 준 행복과 한국인들이 베풀어 준 우정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또한, 한국 예술과 문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함께 나누고 싶기 때문입니다.

비한국인들도 한국의 문화와 예술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한국 예술은 진솔하고 인위적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풍부한 진정성에서 우리는 배울 점이 많습니다. 또한, 한국 문화의 깊은 존중에서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이를 공유하고 논의하며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갑니다.

저는 최근 한국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회고록 ‘Inktown’을 완성했습니다. 현재 제 에이전트 라라 러브 하딘과 함께 출판사에 제안할 책 원고를 준비 중입니다. 하딘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집필했으며, 두 번이나 오프라 북클럽에 선정된 작가입니다. 그녀의 인맥을 통해 출판사를 구해 한국에 대해 세상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또한, 저는 이 책을 바탕으로 한 영화도 공동 제작 중입니다. 영화 감독 레슬리 스몰은 케빈 하트 주연의 여러 영화와 TV 쇼를 연출했으며, 시나리오 작가 마샤 맥케나는 에미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습니다.

한인들도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의 활동에 동참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연락해 주세요. 사랑하는 저의 제2의 고향, 한국에 대한 애정을 나누길 기대합니다. 한국의 놀라운 경이로움을 전 세계에 아낌없이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버트 털리 /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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