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은 일상생활 중 모든 선택 앞에서 돈의 셈부터 하게 된다. 누구나 ‘돈 걱정 없는 인생’을 바라지만 현실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최근 ‘오늘도 돈 때문에 힘든 너에게’라는 책을 펴낸 이미진 재무설계사는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돈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돈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씨는 오랫동안 금융 현장에서 강의와 상담을 이어오며 수많은 사람의 재무 고민을 듣는 과정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돈을 버는 법’보다 ‘돈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법’을 훨씬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돈은 늘 현실이고 현실은 언제나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 여정도 그 불안의 시간을 통과해왔다. 이 씨는 2000년대 초반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커뮤니티아트스쿨을 졸업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연이어 터지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맨손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이 씨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졌다”며 “그때 처음으로 ‘돈’이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나를 지탱하는 구조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생존을 위해, 또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돈 공부를 시작했다. 한화금융네트워크 교육 담당을 거쳐 초중고에서 경제 보드게임 강사로 활동했고 개인 맞춤 재무 상담을 통해 수백 명의 삶을 함께했다. 현재는 시니어 협회와 관공서 등에서 은퇴 플랜 강의와 어린이 금융 교육을 하고 있다.
‘오늘도 돈 때문에 힘든 너에게’에서 가장 인상적인 개념은 ‘경제 체력’이다. 이에 대해 이 씨는 “돈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초 체력이 바로 경제 체력”이라며 “몸이 약하면 감기에도 쓰러지듯 경제 체력이 약하면 작은 지출이나 돌발 상황에도 삶이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체력은 인체의 근육과 같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작은 루틴이 쌓이면서 생긴다”며 “은행 계좌에 매일 1000원씩 자동 저축을 걸고 한 달에 한 번 수입·지출을 점검하는 습관이 쌓이면 돈이 내 통제 안에 있다는 감각이 생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씨는 돈 관리의 핵심을 감정이 아닌 시스템으로 본다. 그는 “많은 사람이 의지로 돈을 모으려 하지만 결국 감정에 휘둘린다”며 “자동이체나 자동 저축처럼 ‘환경이 나를 대신 지켜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재테크는 의지보다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씨는 “수입이 적거나 저축 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금액이 아니라 습관부터 만들어야 한다”며 “하루 1000원 저축도 좋고, 그 습관이 나중에 돈의 흐름을 읽는 감각을 키워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후 설계에 대해 묻자 그는 “노후는 ‘나중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의 삶’을 지탱하는 연습”이라며 “퇴사·은퇴를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돈이 없어도 불안하지 않은 구조를 지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후 대비의 핵심은 얼마를 모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불안하지 않게 살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집필 중이다. 하나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경제 동화로 다섯 명의 친구들이 일상 속에서 돈과 경제를 배우는 이야기다. 다른 하나는 4050세대를 위한 것으로 중년의 전환기 속 ‘돈, 일, 가족, 나 자신’의 불안을 다룬다. 이 씨는 “나이에 따라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데 그 시기마다 필요한 위로와 이재법을 전하고 싶다”며 “돈 이야기를 두려움이 아닌 일상의 대화로 만들고 싶다. 돈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누구나 배워야 할 언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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