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 美 1억, 中은 226만원…“멍청이” 불렸던 90년생 반란

2025-10-29

중국 혁신 리포트

죽어라 공부해도 영어 28점이던 그는 선생님에게 이런 소리까지 들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중국 저장성 닝보 출신 왕싱싱(王興興·35)은 소심한 성격에 영어 낙제생이었다. 그래도 공작 시간만큼은 좋았다. 어릴 때부터 전자제품을 분해하거나 무언가를 만드는 게 낙이었다. 캔으로 소형 제트엔진을 만들고 물 전기분해 장치를 만드는 게 즐거웠다. 바람의 힘으로 가는 사륜구동 자동차, 모형 비행기, 현미경까지 만들었다.

2009년 18세가 된 왕싱싱은 저장대 입학시험을 봤다. 수학·물리·화학 점수는 만점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놈의 영어’가 발목을 잡아 저장대에 낙방했다. 굴욕이었다. 대신 과학 분야에 강한 저장이공대에 지원해 합격했다. ‘발명 미치광이’ 왕싱싱은 실험실에서 살았다. 용돈 200위안(약 4만원)을 들여 로봇을 만들면서 ‘평생 이걸 하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왕싱싱은 세계 4족 로봇의 60%를 만드는 기업, 유니트리의 창립자로 세상에 나왔다. 현지 언론에선 왕싱싱을 '중국판 아이언맨'으로 칭한다. CC-TV가 선전한 '2025년 올해의 AI 인물 10인'에 뽑히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창립자인 젠슨 황이 행사에 초대할 만큼 이공계 초특급 ‘셀럽’이다.

유니트리의 기업가치는 120억~150억 위안(약 2조4000억~3조원)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6월 공개된 회사 직원 수는 1000명, 지난해 연 매출은 10억 위안(약 2000억원)이다. 올해 유니트리가 따낸 계약 금액은 이미 지난해 매출(10억 위안)보다 많은 12억 위안 이상이다.

상장을 앞두고 있어 관심은 더 뜨겁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1~3월 과학기술혁신위원회에 공식 등록 절차를 밟게 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A주 상장 로봇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유니트리 상장 후 시가총액을 500억~1000억 위안(약 10조~20조원)까지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왕싱싱의 순자산만 100억 위안(약 2조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왕싱싱이 가진 직간접 지분이 34.76%라서다. 그는 지분 23.82%는 직접 보유, 지분 10.94%는 상하이 위이 파트너십을 통해 간접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기대감과 함께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뒤섞였다. "비싼 장난감 만드는 회사"란 싸늘한 평가와 세계 산업을 바꿀 기대주라는 평가가 공존한다. 창사 9년 만에 주식시장의 핫픽(Hot pick)으로 등극한 유니트리. 상장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보는 회사 경쟁력은 뭘까. 포인트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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