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임시공휴일, 해외여행 수요만 자극…내수에는 실질적 도움되지 않아
단순 하루 더 쉬는 날 아닌 소비 유도할 수 있는 정교한 정책 설계 필요
특정 업종에 긍정적 영향 줄 수 있지만 다른 업종에는 오히려 부담줄 수도
“휴일 지정 여부보다 근본적인 내수 생태계 회복 방안 등에 더욱 집중해야”
정부가 오는 5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직장인과 국내 관광지 인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내수 소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반면,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장기 연휴를 기대했던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또한 일각에서는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해외여행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27일, 설 연휴 직후 하루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내수 진작을 꾀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외여행 수요만 급증하고, 국내 소비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5월 임시공휴일 미지정 결정도 이러한 지난 경험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설 연휴 기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여행객 수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1월 24일부터 2월 2일까지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약 21만411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8만9815명) 대비 12.8% 증가했다. 1월 한 달 전체 이용객 수도 658만1937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0% 증가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내수 업종은 임시공휴일의 수혜를 거의 받지 못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해당 업종의 생산지수는 지난해 12월 123.3에서 올해 1월 109.9, 2월 103.8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도 1월 -3.7%, 2월 -3.8%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2개월 연속 감소하며 장기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내 관광지 인근 상인들과 일부 소상공인들은 이번 결정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 연휴가 무산됨에 따라 해외 대신 국내에서 소비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다. 한 지역 상인은 “짧은 연휴라도 국내에 머무는 이들이 늘어나면 지역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장인들의 반응은 다소 상반된다. “연차 없이 최장 엿새를 쉴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공휴일 유무보다 중요한 건 결국 상권의 경쟁력”이라며 “휴일이 없어도 잘 되는 가게는 잘 된다”는 냉정한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공휴일 지정만으로는 내수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다.
한 경제 전문가는 “과거 사례를 보면 임시공휴일이 오히려 해외 소비만 자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내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시공휴일이 특정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다른 업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휴일 지정 여부보다 내수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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