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지하철 빈자리 싸움에 아수라장
노인-승객 충돌 영상에 누리꾼 분노
대만 타이베이 지하철에서 노인과 젊은 승객이 시비 끝에 서로 폭행을 주고받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대만 매체 ET투데이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후 타이베이 지하철 객차 안에서 벌어졌다.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가방 여러 개와 우산을 든 백발의 노인이 앉아 있던 젊은 승객을 가방으로 여러 차례 때리며 시비를 걸었다. 주변에 빈 좌석이 있었음에도 해당 노인은 특정 자리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승객은 다른 승객에게 쇼핑백을 맡긴 뒤 노인이 다시 가방을 휘두르자 이를 발로 막았고, 이어 자리에서 일어나 노인이 메고 있던 가방을 세게 걷어찼다. 충격으로 노인은 건너편 좌석으로 넘어졌고 주변 승객들이 놀라며 상황을 제지했다.
노인은 곧바로 일어나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고 젊은 승객은 “한 번 더 해보라”며 맞받아쳤다. 이후 노인은 우선석에 앉고 싶었다고 주장했고 젊은 승객은 “짐을 두고 싶었으면 차를 몰았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 장면은 온라인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누리꾼들은 “노인이 처음부터 시비를 걸었다”며 노인의 태도를 비난했지만, 다른 이들은 “노인이 잘못했더라도 발길질은 과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일부는 “이 노인을 예전에도 만난 적 있다”며 과거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타이베이 지하철경찰대는 두 사람의 신원을 확인 중이라며, 사회질서유지법 위반 혐의가 인정될 경우 각각 최대 1만8000대만달러(약 83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지하철의 우선석은 노인 전용이 아니라 신체적·의학적 필요가 있는 모든 승객을 위한 것이라며 승객 간 충돌 시 직접 대응보다 신고 절차를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