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타임 스케줄에서 한 발 물러선다고 말한 건데, 사람들이 그걸 ‘은퇴한다’고 받아들였어요.”
지난해 “풀타임 선수생활을 하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발표한 렉시 톰프슨(미국)이 올해 잦은 출전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톰프슨은 12일 미국 미시건주 벨몬트의 블라이드필드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총상금 300만 달러) 사전 공식인터뷰에서 “반은퇴와 관련해 최근 SNS에서 따로 설명했는데, 왜 그런 해명이 필요하다고 느꼈는가”라는 질문에는 “발표 당시 ‘은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어 좀 더 명확하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톰프슨은 지난해 5월 US여자오픈 도중 “올해를 끝으로 풀타임 선수생활에서 물러나겠다.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서 많이 지쳤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LPGA투어에서 11승을 거둔 그를 메이저 대회를 비롯한 몇몇 대회에서만 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의 깜짝발표 이후 LPGA투어 데이나 오픈(7월) 주최측은 2라운드를 ‘톰프슨의 날’로 지정해 대대적인 행사를 벌였다. 팬들이 핑크색 옷을 입고 그를 응원하며 기념품을 사기도 했고, F16 전투기도 비행하는 요란을 떨었다. 톰프슨은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날 “풀타임 선수생활을 마치는 대회를 팬들이 적은 9번홀에서 끝내게 돼 아쉽다”며 티오프 타임 원칙을 지킨 주최측에 서운함을 표시했다.
하지만 톰프슨은 지난 2월 파운더스컵을 시작으로 포드 챔피언십, JM이글 LA 챔피언십에 이어 셰브론 챔피언십, US여자오픈을 뛰었고 올해 벌써 6번째 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8개 대회를 뛴 것과 다름 없는 스케줄이다.
영영 떠나는듯 했던 톰프슨은 올해 심경이 바뀌었는지 지난 3월 SNS를 통해 “풀타임에서만 은퇴한 것”이라고 영상을 올렸고 이날 인터뷰에서는 “단지 풀타임 스케줄에서 한 발 물러난다고 한 것인데 사람들이 오해해서”라며 말했다.
톰프슨의 ‘세미 은퇴 선언’은 결국 자신의 입맛에 맞는 대회에만 출전하겠다는 뜻과 다를게 없어졌다. 그는 이날 “투어 15년차가 되니 이제는 정말 즐기는 대회, 팬들과 스폰서가 좋은 곳 위주로 선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LPGA투어에는 특정대회에 4년에 1번은 꼭 출전해야 하는 의무규정이 있는데 그는 이제 그런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사실 그는 이전에도 2023년 14개 대회, 2024년 18개 대회 출전 등으로 선호하는 대회에만 참가해왔다. 아시아 개최 대회 출전은 2019년 토토 재팬 클래식(일본)이 마지막이었고 한국에는 2016년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뒤로 오지 않았다. 2018, 2019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연속 컷탈락 한 뒤에는 “코스의 불규칙한 바운스가 메이저대회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해 논란을 일으킨 후 이듬해부터 출전하지 않았다. 2013년 3위, 2015년 2위에 오를 당시에는 하지 않았던 말이다.
향후 일정에 대해 톰프슨은 “다음주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등 3주 연속 출전한다”고 밝혔지만 “에비앙 챔피언십과 AIG 위민스 오픈에도 출전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메이저대회 AIG 위민스 오픈에는 매년 출전했기에 올해도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