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 착취와 불법 고용 만연, 노동자 보호는 어디에?
- LH 관리·감독 의무 방기, 전면 조사와 대책 마련 촉구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혜경 의원(진보당)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부천 원종동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하도급과 노동자 착취 실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고용보험 미신고율이 50%를 넘고, 퇴직 공제금 미납률도 절반 가까이 된다"며, LH가 관리 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발주처인 LH가 불법 하도급, 고용보험 미신고 등 이러한 문제점들을 정말 몰랐는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정 의원은 "임금을 대리 수령하도록 하여 중간착취가 발생하는 등의 불법 행태가 만연하고 있다"며 "정부와 LH가 이러한 문제를 근절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정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LH 현장에서 고용보험과 퇴직 공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으며, 임금의 직접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70%에 달한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정부와 LH는 불법 하도급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오히려 불법이 더 심화되고 있다”며,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과 함께 발주처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부천 원종동 아파트 건설 현장 불법 하도급 만연, LH 관리 감독 문제 지적
이번 불법 하도급 문제가 벌어진 현장은 경기도 부천 원종동에 위치한 LH 아파트 건설 현장이다. 이곳에서 노동자 임금 착취와 불법 고용, 고용보험 미신고 및 퇴직공제 미납 등의 위법 행위가 다수 확인되었다.
민주노총 경기중서부건설지부와 정혜경 의원실이 해당 현장의 불법 행태를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LH의 관리 감독 의무 이행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건설사 측은 노동조합이나 의원실에서 요청한 자료에 대한 공개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LH 역시 이번 불법 하도급 의혹과 관련해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공식적인 입장으로도 일부 현장의 불법 고용이나 중간착취 의혹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법 하도급과 임금 착취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의원실에서 임금 내역서와 고용보험 신고 여부 등의 자료를 요청했으나, 건설사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이름을 알파벳으로 익명 처리한 자료만 제공하는 등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경기중서부건설지부 부지부장 김미정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LH 현장에서 벌어지는 불법적인 임금 지급 방식과 노동자 착취 실태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김 부지부장은 "임금이 한 사람에게 몰아서 지급된 후, ‘똥떼기’ 방식으로 적게는 1만원, 많게는 15만원을 떼어먹고 임금을 나눠 주는 중간착취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용보험과 퇴직공제 등의 미적용 사례가 다수 존재하며, 300여 명이 여권이나 관광비자로 불법 고용된 이주 노동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불법 고용에 관계된 건설사는 SGCe&c, 혜림건설, 남양건설, 성주건설, 탑엔지니어링이다. 해당 회사들은 지난 5월~6월 사이 불법 고용 통보를 받았거나 수사 기관에서 관련 사실들이 확인되어 고용제한 및 과태료 처분 예정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부지부장은 "노동조합이 LH 계양구청 사업본부에 여러 차례 면담과 자료 요청을 했으나, 실질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LH는 공공기관으로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불법 하도급 문제를 해결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노동계와 사회적 요구, 불법하도급과 임금 착취 근절
한편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LH 발주 건설 현장의 불법 하도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면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불법 고용과 임금 착취 행위를 근절하고, 위법 행위를 저지른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며, 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사회적 책임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노동분야 전문가는 "이번 사태는 LH의 공공사업 관리 부실과 불법 하도급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공기관으로서 LH의 역할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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