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dalogona), 형(hyung), 찌개(jjigae), 막내(maknae), 노래방(noraebang), 판소리(pansori), 떡볶이(tteokbokki). 지난해 12월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펴내는 영어사전에 새롭게 등재된 단어 7개입니다. 2021년 한국어 단어 26개가 대거 포함된 이후 3년 만에 또 추가됐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달고나 같은 먹거리부터 아이돌 그룹에서 서로를 일컫는 형과 막내 같은 호칭어가 눈에 띕니다. K-콘텐트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며 영어권 화자 입장에서도 자주 사용하고 친숙해진 단어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데요. 그럼 올해는 어떤 단어들이 주목받고 있을까요?
조리원, 영어유치원, 학원, 아파트, 상가.
조지은 옥스퍼드대 한국언어학 교수가 최근 꽂혀 있는 단어다. 옥스퍼드 사전 한국어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조 교수는 매년 새로운 단어들을 후보로 제안하고 관련 연구와 회의를 통해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소셜미디어(SNS) 등 빅데이터를 통해 실제 사람들이 어떤 단어를 많이 쓰고 그 맥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아이들이 유명 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보는 시험인 ‘7세 고시’에 대해 다루는 등 한국 교육 문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더글로리’ ‘SKY 캐슬’ 등 교육 문제와 맞물린 드라마들이 늘어나면서 한국 상황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

조 교수가 첫 소설 『서울 엄마들』을 출간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서울대 아동가족학 학사와 언어학 석사를 거쳐 킹스칼리지런던에서 언어학 박사를 마친 그는 『언어의 아이들』 『영어의 아이들』 등 학술서를 주로 써왔다. 하지만 언어, 특히 영어 학습을 둘러싼 온갖 ‘카더라’가 난무하는 것을 보면서 보다 소설에 도전했다. 쉽게 더 많은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이론과 현실을 접목한 것이다. 과연 이 단어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 어떤 문제들을 담고 있을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걸까? 지난달 24일 서울을 찾은 조 교수를 직접 만나 물었다.
Intro. 해외에서 주목받는 한국 단어들
Part 1. 아파트: 욕망의 탄생, 비교의 시작
Part 2. 조리원: 선행 어디까지 내려갈 건데?
Part 3. 치킨집: 고학력 직장인의 종착지
🏢아파트: 욕망의 탄생, 비교의 시작
소설의 배경은 서울 강남구 대지동 금묘아파트다.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대치동보다 한술 더 뜬다. 황금 고양이의 묘기가 흐르는 금묘아파트에 입성하기에 위해서는 입주자의 재정증명서뿐 아니라 대학 성적증명서까지 제출해야 한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위에 빛나는 한국 평균보다 20점 높은 강남구, 그보다 20점 높은 금묘아파트에 합당한 인재인지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조지은 교수는 “아파트는 한국 문화적 특색이 가장 두드러지는 공간이어서 이를 배경으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