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이닝 4K 노히트. 누구보다 떠들썩한 데뷔전을 치렀지만 마운드를 내려오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키움 정현우(19)는 자신의 잠재력을 차근차근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일 창원 NC파크, 2025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신인인 정현우의 시범경기 데뷔전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정현우는 지난달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대만 프로팀과의 연습 경기에서 2이닝 4K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기대를 증폭시켰다. 제구와 구속 모두 ‘신인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찌감치 키움의 4선발 자리를 꿰찬 정현우는 NC파크에서 프로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정현우는 첫 시범경기에서 연습경기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현우는 3이닝 동안 48개의 공을 던지며 피안타 없이 삼진 4개를 잡아냈다. 폭투 1개, 볼넷 2개를 내어줬고 실점은 없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였다. 정현우가 지난 5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입국하며 “시범경기 들어가면 좀 더 좋아질 것 같다”라고 말한 그대로였다.
정현우는 “대만에서 연습경기를 하며 제구가 괜찮게 나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원하는 대로 안 가는 공도 있었지만 그래도 70% 정도는 제가 원하는 코스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규 시즌 개막하면 구속도 더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교 시절 최고 시속 152km의 공을 던졌던 정현우의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시범경기를 기점으로 ‘신인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 한화 정우주가 152km, 삼성 배찬승이 153km 강속구를 던졌고 KIA 김태형은 1사 만루 상황에서 병살타로 위기를 극복하는 배짱을 보여줬다. 김영우는 데뷔하자마자 팀의 임시 소방수로 낙점됐다.
이름 앞에는 언제나 ‘전체 1순위’라는 무거운 수식어가 붙는다. 정현우는 “부담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많은 관심을 주시는 만큼 그에 걸맞게 잘하려고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인 동기들을) 딱히 의식하지 않는다”라며 “제가 설정한 목표대로 제 자신과 싸워서 이기는 걸 먼저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닝이나 구속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정해 두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설정한 데뷔 시즌 목표는 있다. 정현우는 “목표는 저 혼자 생각하고 있다”라며 “확실히 지켜질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까 굳이 말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즌 종료 후 목표를 달성했다면 이야기하기로 약속했다. 그때까지는 일단 말보다는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