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300억원 이상 이익공유기금 납부 부담된 듯
제주에너지공사, 중부발전 대상 2단계 평가절차 착수

원전 2기와 맞먹는 국내 최대 규모의 추자해상풍력 사업에 한국중부발전이 단독 응모했다.
21일 제주에너지공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추자해상풍력 재공모 사업 1단계 평가를 위한 서류를 접수한 결과, 한국중부발전 1곳만 접수했다.
앞서 지난 9월 1일 첫 공모에서 공기업 발전사인 한국중부발전이 단독 응모해 재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는 지난달 1차 공모는 물론 재공모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에퀴노르는 2022년 추자도 해상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고 부유식 풍황계측기(바람 세기·방향 측정기기) 10기를 설치, 방대한 풍력 정보를 수집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난해 9월 해상풍력 선진국인 노르웨이의 에퀴노르 본사를 직접 방문, 투자 유치에 나섰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작년 11월 공사와 민간 사업자가 컨소시엄을 구성, 사전 이행 절차부터 풍력발전지구 지정까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풍력발전 가이드라인인 ‘공공주도 2.0’ 계획에 따라 우선순위로 추자도 동·서 해상을 선정했다.
이 사업에 불을 지펴왔던 에퀴노르가 공모에 불참한 이유는 연간 1300억원 이상의 이익공유기금 납부에 부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생산된 전력을 제주도 본섬과 전남 완도의 계통연계로 수도권까지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완도군이 해상경계 문제로 사업 공모 중단을 요구하는 등 대내외적인 갈등도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완도군과의 해상경계 분쟁 등으로 당초 원전 3기와 맞먹는 3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용량은 원전 2기 수준인 2.37GW로 축소됐다. 또한 군사·보안구역 문제로 인해 해상풍력 입지는 추자도에서 제주 본섬 방향으로 다소 이동됐다.
제주에너지공사는 단독 응모한 중부발전을 상대로 2단계 평가 절차에 착수했다. 내년 2월 9일까지 정량·정성 평가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받은 후 검토를 마치면 내년 3월 11일 중부발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
본 계약이 체결되면 추자도 서쪽 10~30㎞과 동쪽 13~50㎞ 해역에 총 2.37GW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을 착수한다. 상업운전 개시 목표는 2035년 1월이며, 총 사업비는 24조원으로 추산됐다.
제주도는 추자 해상풍력 운영과 맞물려 2035년까지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탄소중립 선도 도시를 실현할 방침이다. 특히, 해상풍력 발전을 통해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의 생산·저장·활용을 위한 중심기지인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를 구축한다.
제주에너지공사 관계자는 “공기업 발전사인 한국중부발전이 단독 응모를 한 것을 보면 연간 1300억원 이상의 공유화기금을 납부해도 향후 기대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