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이재용·최태원 잇따라 만나···삼성·SK와 뭘 하고 싶길래

2025-02-04

챗GPT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전격 회동한다. 무엇을 논의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픈AI가 반도체 '독립'을 추진 중인 만큼 반도체 협력에 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만남으로 삼성과 SK가 오픈AI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 CEO는 3일 저녁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을 찾아온 이유를 묻자 "신납니다(So exciting)"라고 짧게 답한 뒤 곧장 공항을 떠났다. 올트먼 CEO가 한국을 방문한 건 2023년 6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초청, 2024년 1월에는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되는 비공개 워크숍에 참석해 국내 기업 및 스타트업 개발자를 만난 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 정 대표는 같은 곳에서 카카오의 AI 계획과 서비스 방향성을 발표하기 위한 기자 간담회를 열기로 했는데 이 자리에 올트먼 CEO도 참석할 전망이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과의 회동도 예정돼 있다. 당초 이 회장은 전날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항소심 선고로 올트먼 CEO와의 회동이 불투명했지만 1심에 이어 19가지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회동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올트먼 CEO와 두 사람이 반도체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월 오픈AI는 탈(脫) 엔비디아를 위해 7조달러(약 9300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선 바 있다. 'AI 제국'을 건설하기 위한 이번 계획은 엔비디아 등 일부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반도체 생태계를 재편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올트먼 CEO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동과 일본, 대만 등 전 세계를 돌며 'AI 동맹'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는 반도체 칩 설계 및 파운드리(위탁생산) 서비스를 논의할 수 있다. 현재 오픈AI는 엔비디아 GPU(그래픽저장장치)를 사들여 챗GPT를 개발 중인데 가격이 개당 5000만원에 달해 반도체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등 자체 반도체는 물론 파운드리 공장도 운영 중이라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턴키(Turnkey) 서비스가 가능한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월 올트먼 CEO가 미국 의회와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 방안과 부지 등에 대한 논의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반도체 제조업체와 협업하는 방안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를 전례 없는 기회로 평가한 최태원 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장 이후 8개월여 만에 올트먼 CEO와 만나 반도체와 AI서비스 개발,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 운영, 서비스 개발 등을 모두 커버하고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도 흔치 않다"며 "저희(SK)가 구상한 솔루션을 묶어 AI가 좀 더 세상으로 빨리 올 수 있도록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AI 분야 3대 자산으로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의 AI 연합체,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솔루션을 내세우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오픈AI가 삼성과 SK에 원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투자일 것"이라며 "회사가 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반도체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오픈AI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기에 삼성전자와는 AI 스마트폰을, SK와는 통신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픈AI가 반도체를 직접 만들겠다는 뚜렷한 움직임이 없었기에 지금 당장 삼성이나 SK에 반도체 생산 공장 건립을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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