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한 암호화폐 기업가의 가족을 겨냥한 납치 미수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파리 11구에서 복면을 쓴 괴한 4명이 임신 5개월인 30대 여성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며 납치를 시도했다. 이들은 여성뿐만 아니라 그의 남편과 두 살배기 딸도 위협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복면을 쓴 남성 3명이 밴 차량에서 내린 뒤 임신한 여성과 어린아이를 차량에 태우려는 장면이 담겼다. 괴한들은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려 했고 남편은 이를 막기 위해 아내를 끌어안으며 격렬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괴한들은 남편을 폭행했고 여성도 심한 폭행을 당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여성의 비명을 듣고 몰려들었고 한 시민은 소화기를 들고 괴한들에게 맞섰다. 이에 위협을 느낀 괴한들은 현장을 벗어나 도주했으며 이들이 이용한 차량은 범행 장소 인근에서 발견됐다.
남편은 몸으로 아내를 보호하려다 등 부위를 흉기에 찔렸고 여성 역시 심한 폭행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두 살배기 딸은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
사건을 목격한 한 여성은 현지 BFMTV방송에 “거리로 나가보니 한 남성이 땅에 쓰러져 있었고 그 옆에는 권총이 떨어져 있었다”며 “피가 흥건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은 프랑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인 페이미엄의 공동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의 딸인 것으로 드러났다. 페이미엄 측은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 기업가와 그 가족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 달라”며 당국에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파리 검찰청은 현재 수사에 착수했으며 아직 체포된 용의자는 없는 상태다.
1월에도 암호화폐 기업 CEO 납치 사건
암호화폐 기업을 겨냥한 범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프랑스 암호화폐 기업 레저의 CEO 데이비드 발란드와 그의 배우자가 납치돼 발란드는 손가락이 절단되는 피해를 입었다. 프랑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주모자를 포함한 9명을 체포했다.
지난 3일에는 백만장자 암호화폐 사업가의 아버지를 납치하고 아들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사건도 있었다. 경찰의 기습 작전으로 피해자가 무사히 구출되고 7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내무장관은 오는 16일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암호화폐 기업인과 그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공동 조치가 필요하다”며 “범인이 해외에 있더라도 반드시 추적해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