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쟁계획 채팅 초청된 언론인은 베테랑 안보기자 출신 편집인
애틀랜틱 편집인 취임 후 퓰리처상 다수 배출…사주가 조랑말까지 보내주며 스카우트
대학 중퇴 후 이스라엘군 복무하기도…기자로 미국·중동 현장 누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수뇌부가 민간 상업용 메신저로 전쟁계획을 논의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미국 주간지 애틀랜틱의 편집인 제프리 골드버그(59)는 안보 전문 기자로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골드버그 편집인의 이력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스라엘계 미국인인 골드버그는 1965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펜실베이니아대에 다니다가 중퇴했다.
이어 이스라엘로 이민을 간 후 이스라엘군에 입대해 복무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수감된 포로수용소에서 경비대원으로 근무했고, 이스라엘 영자신문 '예루살렘 포스트'에 칼럼을 쓰면서 언론계에 입문했다.
그 후 미국으로 돌아가 워싱턴포스트에서 경찰 담당 기자로 본격적인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격주간지 '뉴욕'과 NYT 일요판에 포함되는 '뉴욕타임스매거진'에 기사를 내기도 했다.
그는 미국 거주 유대인들이 읽는 신문 '포워드'의 뉴욕 지국장을 거쳐 2000년부터 주간지 '뉴요커'의 중동 특파원으로 5년 근무한 후 워싱턴DC로 주재 지역을 옮겼다.
마침 보스턴에서 워싱턴DC로 사무실을 막 이전했던 애틀랜틱의 사주 데이비드 브래들리는 골드버그를 눈여겨보고 2년여간 스카우트하는 데 무척 공을 들였다.
막판에는 골드버그의 마음을 확실히 잡기 위해 집에 말 여러 마리를 보내 그의 자녀들을 기쁘게 해줬다는 사연이 당시 워싱턴포스트 기사로 나오기도 했다.
브래들리의 이런 정성이 통해 골드버그는 2007년 애틀랜틱에 입사했으며, 2016년에는 편집인(editor in chief) 자리에 올랐다.
골드버그가 편집인으로 취임한 후 애틀랜틱은 2021년에 퓰리처상을 처음으로 받았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수상작을 냈다.
애틀랜틱은 '엘리(Ellie) 상'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미국 전국잡지상(NMA)의 본상에 해당하는 종합부문(GE) 상에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애틀랜틱의 대주주는 2017년 브래들리가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며 지분 대부분을 에머슨 컬렉티브에 넘기면서 바뀌었지만, 골드버그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애틀랜틱의 발행인은 고(故) 스티브 잡스 전(前)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부인 로린 파월 잡스이며, 대주주는 그가 운영하는 회사 '에머슨 컬렉티브'다.
애틀랜틱은 작년에 흑자로 전환했으며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또 1년에 10회이던 인쇄판 잡지의 발간 횟수를 12회로 늘리기로 했다.
골드버그는 공영방송 PBS에서 '애틀랜틱과 함께하는 워싱턴의 한 주'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골드버그는 자신이 과거 몸담았던 워싱턴포스트에서 필명을 날리던 기자들 여러 명을 애틀랜틱으로 데려오는 등 정치 분야 취재진을 강화하고 있다.
골드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매우 강하게 비판한 적이 종종 있었다.
2020년에 그는 트럼프가 군 복무 중 목숨을 잃은 군인들을 "루저"라고 폄하했다고 본인 이름을 달고 단독보도했다.
대통령선거 직전인 작년 10월에는 트럼프가 군을 계속 멸시하면서 "히틀러 밑에 있었던 장군들 같은 장군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기사도 직접 썼다.
당시 골드버그 편집인은 "트럼프의 마음에는 전통적인 가치, 미군이 포용하는 명예, 자기희생, 신실함 등의 가치는 아무런 이득도, 적실성도, 의미도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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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