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겪는 임신·출산·난임 등 몸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는 ‘펨테크(Femtech)’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여성 기업 육성에 앞장서겠습니다.”
박창숙 신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펨테크는 여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며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내년도 관련 지원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여성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를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품·서비스로 해결하는 분야다. 박 회장이 펨테크 산업에 꽂힌 데는 여성이 가장 높은 전문성과 이해도를 가진 분야이면서 미래가 유망한 분야라고 판단해서다. 그는 “펨테크 산업을 여성 특화 산업으로 선정한 것은 기술집약산업이면서 동시에 여성들의 이해도가 높은 분야이기 때문”이라며 “기존에 창업 경진 대회에서 심사위원은 전부 남성인 경우가 많은데 이를 발굴하고 심사하는 것도 여성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펨테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분야지만 국내에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이렇다 할 지원 사업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양질의 배아를 생성하고 선별해 이식하는 데 강점을 보이는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카이헬스를 비롯해 유기농 생리대 ‘이너시아’를 만든 KAIST 출신의 여성 창업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박 회장이 펨테크의 미래 성장성을 확신하게 된 데는 개인적인 경험도 작용을 했다. 그는 “35세의 나이에 결혼하고 산부인과에 갔더니 여성 질환으로 임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진작에 몸 건강에 대해 신경을 썼거나 펨테크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면 결과가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 회장은 기성 창업가 위주의 협회를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커뮤니티로 확장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현재 정회원과 일반 회원이 총 9500여 명인데 이를 10만 명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 5% 수준에 불과한 2040 회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포부다. 전 세대의 목소리를 확보하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66만 원인 회원 가입비를 감면하고 젊은 세대를 위한 멘토링·컨설팅 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박 회장은 가업승계 등 여성 기업가들이 겪고 있는 애로 사항을 협회 차원에서 함께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많은 가업승계가 여전히 남성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여성 기업가에게는 첫 단계부터 어려움이 존재한다”며 “여성 기업가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