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사태 1년…국민 10명 중 7명 "전문병원이 의료공백 해소에 도움"

2025-03-06

의대 증원 정책에서 비롯된 의정갈등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병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전문병원협회와 '전문병원 역할 강화를 통한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 구축 방안' 토론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문병원은 특정 질환이나 진료과목에서 전문성을 갖춘 중소병원을 육성해 대형병원으로의 쏠림을 막고 지역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11년 도입된 제도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다. 현재 관절, 뇌혈관, 대장항문, 수지접합, 화상 등 19개 분야에서 115개 전문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협회는 지난달 10~23일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 1049명을 대상으로 전문병원 역할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69.3%는 '전문병원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고 답했고, 57.4%는 한 번 이상 전문병원에서 진료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병원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는 '높은 진료 분야 전문성'이라는 응답이 6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학병원 대비 짧은 대기시간'(40.0%), '합리적인 의료 비용'(32.4%), '친절한 의료진'(19.9%) 등으로 조사됐다.

전문병원이 '국내 의료 서비스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82.5%, '지역 의료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78.6%였다. 전문병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긍정적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6.9%는 전문병원이 지난해 이후 이어진 의료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전문병원이 의료공백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로는 '수술 등의 진료공백 해소'(63.8%), '응급실 등 응급의료 유지'(51.8%) 등을 꼽았다. 반면 전문병원이 의료공백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부족'(45.7%), '응급실 등 응급의료 미흡'(43.5%) 등을 제시했다. 의정 갈등 사태 후 전문병원에서 진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42.7%였다.

전문병원 진료 항목 확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부정적인 의견보다 많았다. 응답자의 53.4%는 진료 항목을 더 늘려야 한다고 답했으며, 추가해야 하는 진료 항목으로 정신건강, 소아, 노인의료 등을 꼽았다. 전문병원 지정 제도가 도입된 뒤 14년 가량 지나면서 인지도가 많이 높아진 만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전문병원 진료 경험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 상당수는 전문병원을 이용하지 않은 원인으로 '전문병원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전문병원의 역할을 알리고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함명일 순천향대 의료과학대학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는 이날 기조 강연에서 "전문병원을 육성하면 전문 질환의 접근성을 강화할 뿐 아니라 의료자원 활용도를 높여 국민 의료비를 절감하고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윤성환 대한전문병원협회장은 "전문병원은 중환자를 대학병원 수준으로 치료할 수 있는 뛰어난 치료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정책 과제에 전문병원 활성화에 대한 내용이 반영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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