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후 심리상담사/칼럼니스트/논설위원

오늘은 ‘잔소리 할아버지’란 별명을 가진 60대 중반의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분은 평소 칭찬을 습관처럼 한다. 자신은 좋은 마음으로 칭찬을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속상함을 느낀다고 한다.
여러분들은 ‘칭찬 중독자’라는 말을 들어보았나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살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타인의 인정에 유난히 갈증을 느낀다. 타인에게 인정과 칭찬을 받지 못하면 좋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 자책한다. 이들은 타인에게 인정을 받으려 애쓰다가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인정을 갈망하는 원인은 성장기 내면의 상처가 가슴에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라오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상처를 무의식 깊숙한 곳에 숨겨놓고 살아간다.
칭찬이 과하면 몸에 나쁜 설탕을 과다하게 먹는 것과 같다. 좋은 음식도 과하면 문제가 되듯 칭찬도 마찬가지다. 칭찬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아닌데 너무 많이 주다 보면 결국 문제가 생긴다. 그렇기에 칭찬은 상대방의 부족한 점을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부족한 점과 좋은 부분 즉, 칭찬을 함께해 주어야 한다. 칭찬은 상대방을 살려줄 수 있는 긍정의 에너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독이 되는 부정의 에너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상대방에게 칭찬을 할 때에는 상대에게 꼭 필요한 칭찬인지 생각을 하고 칭찬과 함께 도움이 될 만한 성장 방향을 함께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우리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 잘못된 방향으로 행동하는 정치인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필자는 이 말에 절반은 동의하지만, 절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한 직장 상사가 늘 특정 직원에게만 칭찬을 해주었다. 늘 칭찬을 듣는 직원의 마음은 어떠했는지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했다. “칭찬이 더 이상 좋지 않습니다. 다른 직원들로부터 시기·질투만 받을 뿐이지요. 또한 제가 정말 잘했다면 칭찬만 할 것이 아니라 뭔가 물질적인 보상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그저 한마디 말로 끝내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에 요즘은 칭찬받을 때도 기분이 그리 유쾌하지 않습니다.” 공동체 사회에서 칭찬은 필요하다. 하지만 진정성이 결여된 칭찬, 과도한 칭찬은 오히려 위험하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칭찬은 칭찬을 받지 못하게 되는 순간 그 사람을 무기력감에 빠지게 만들 수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자신의 기준이 아닌 남의 기준에 맞춰지기 때문이다. 칭찬에는 중독 현상이 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연예인들이 쉽게 좌절하는 이유 중 하나가 칭찬 중독 현상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 최고의 자리에서 오래 있는 사람 등 이들은 주변의 칭찬을 쉽게 받다 어느 순간 칭찬의 빈도수가 줄어들고 자신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지는 순간 정서적 힘듦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칭찬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쉽지 않겠지만 타인의 칭찬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타인의 인정과 칭찬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확한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이다. 결국 타인의 칭찬보다 스스로의 칭찬이 더 중요하다. 어쩌면 나도 칭찬 중독 현상이 있지는 않은지 오늘 곰곰이 돌아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