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교포 제프리 강이 11년의 고행 끝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20일 미국 골프채널을 보면 ‘제프리 강이 드라이버 입스를 극복하고 오랫동안 기다리던 PGA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며 그의 스토리를 전하고 있다.
1991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올해 34살인 제프리 강은 한국 이름이 강주명인 교포다. 콘페리 투어 홈페이지는 그의 아버지가 한국의 유명 드러머라고 소개하고 있다.
2014년 프로로 전향한 제프리 강은 긴 도전 끝에 올해 콘페리 투어에서 준우승 2번을 포함해 5차례 ‘톱10’에 오르며 시즌 포인트 랭킹 14위로 내년 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고교 시절 조던 스피스와 함께 주니어 라이더컵 미국 대표로 출전한 경력도 있는 제프리 강은 남가주대(USC)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스피스를 이기는 등 미국 최고의 골프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드라이버 입스가 왔다. 티샷을 하면 7도 가량 오른쪽으로 출발한 공은 나중에는 크게 휘어져 완전히 코스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를 고치려 하면 왼쪽으로 크게 빗나갔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이를 바로잡지 못한 제프리 강은 2014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최고 무대에 서는 것은 꿈일 뿐이었다.
2016년에야 하부 투어인 PGA 투어 캐나다에 진입했지만 컷 탈락은 7번이나 당하고 ‘톱50’은 한 번에 그쳐 이듬해에는 PGA 투어 차이나로 무대를 옮겨야 했다. 중국으로 가서는 데뷔전에서 우승하는 등 자리를 잡아 큰 무대로 갈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투어가 중단되면서 다시 경기할 곳을 잃었다. 그는 거의 20개월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강제 휴식이 그에게 전환점을 마련해줬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정신적 활력을 되찾았고, 고등학교 친구인 코치 조시 박도 만났다. 조시 박의 도움으로 제프리 강은 스윙할 때 지면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됐다.
2021~2023년 주로 PGA 투어 캐나다에 뛴 그는 지난해 처음 콘페리 투어로 올라섰고, 포인트 랭킹 81위로 올 시즌 조건부 시드를 얻었다.
제프리 강은 올해 처음 4개 대회에서 3번 컷 탈락을 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지난 5월 열린 비짓 녹스빌 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른 뒤 상승세를 타며 내년 PGA 투어 카드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제프리 강은 PGA 투어 카드를 받은 뒤 “내가 끝까지 버텨냈다는 게 정말 기쁘다”면서 “엄청난 인내심과 자기 성찰이 필요했지만 나는 항상 이 난관을 극복할 것이라고 믿었고, 내 능력을 의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제프리 강의 지인들은 그가 톰 레먼(미국) 같은 경력을 쌓기를 빌었다.
레먼은 대학 졸업 뒤 1983~1985년 PGA 투어에서 뛰었으나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해 카드를 잃었고 이후 6년 동안 아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PGA 2부 투어 등을 전전했다. 그러나 33살이던 1992년 PGA 투어에 복귀한 뒤로는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5승을 거뒀고 시니어 투어인 PGA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12승을 기록했다. 1997년 4월에는 1주일로 끝나기는 했지만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