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선 절도 기승…고장 많아
지난해 수리 요청만 1245건

LA 한인타운의 밤거리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가로등 구리 전선 절도 사건이 빈발하고, 수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과 업주들은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LA시 민원 전화 서비스인 ‘My LA 311’에 따르면 지난 1월 LA 지역에서 총 5225건의 가로등 수리 요청이 접수됐다. 이는 매일 168건의 수리 요청이 접수된 것으로, 전달 대비 39%나 급증했다. 311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월간 최고치”라며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4개월간 수리 요청이 5000건가량 접수됐다”고 전했다.
한인타운도 상황이 심각하다. 311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인타운에서 접수된 가로등 수리 요청은 총 1245건이다. 매일 3건 이상의 수리 요청이 있었던 셈이다. 한인타운은 다운타운(2206건), 보일 하이츠(1970건), 웨스트레이크(1854건)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한인타운 버몬트와 7가 길 교차로 인근에서는 구리선 절도 사건으로 가로등은 물론 인터넷도 끊겨 인근 업주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벌어졌다. 인근 업소 ‘바베큐가든’의 한 관계자는 3일 “구리선 절도로 인터넷이 안돼 신용카드 결제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리 작업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LA시 산하 가로등 전담국 웹사이트에 따르면, 심각한 전선 도난 및 파손의 경우 수리까지 180일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
지난해 LA시에 접수된 가로등 수리 요청은 총 4만5927건이다. 이는 전년(3만2258건)과 비교해 무려 42%나 급증한 숫자다. 311에 따르면 이 중 2만123건(43.8%)은 아직도 미해결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구리에도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이후 구리선 절도 사건이 더 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경제 데이터 사이트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구리는 현물 시장에서 현재 파운드당 4.52달러(3일 기준)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가격이 파운드당 4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3% 이상 올랐다.
LA 시정부는 구리선 절도를 막기 위해 지난해 초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단속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LA 경찰국(LAPD)은 지난해 9월 샌퍼낸도밸리 지역의 한 재활용 센터와 금속 야적장 등에서 550파운드의 구리선 및 청동 동판 등을 회수하기도 했다.
한편, 가로등 수리 요청은 311 신고 전화 외에 시 정부에 직접 할 수도 있다. 전봇대에 달린 가로등 고장은 수도전력국(800-342-5397)에, 일반 길거리 가로등은 가로등전담국 웹사이트( lalights.lacity.org/contact.html)에서 신고하면 된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