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유통업계 양대산맥 롯데와 신세계가 나란히 연매출 3조 원대 대형 백화점을 보유하게 되면서, 새해에는 ‘4조 클럽’에 누가 먼저 입성하느냐를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올해 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롯데는 한때 신세계에 밀려 백화점 사업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실적 부진 점포를 정리하고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벌이면서 2년 만에 경쟁사를 따라 잡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쇼핑 복합 타운’을 지향하는 롯데백회점 잠실점은 지난 25일 기점으로 연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 2022년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후 불과 2년만이다.
롯데백화점에서 올해 잠실점 3조 원 돌파 의미는 남다르다. 내수 침체와 소비심리 악화 등의 어려운 환경에도 10%대로 고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간 연평균 성장율(CAGR)은 20%를 웃돈다. 2조7000억 원 대였던 작년 연매출을 지난 11월30일 넘어섰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과 명품관, 쇼핑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잠실점이 초고속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잠실점은 여세를 몰아 2025년 본관의 전면 리뉴얼을 단행한다. 지하 식품관을 시작으로 하층부부터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 전층 리뉴얼 완공 시에는 국내 첫 ‘4조 백화점’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롯데백화점은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는 ‘명품’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대단지 고급 주거 상권을 배경으로 한 잠실점은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올해 본관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 11월 이탈리아 명품가구 ‘까시나’를 비롯해 ‘에드라’, ‘스틸케이스’ 등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프리미엄 리빙관을 조성했다. 올해 1~11월 잠실점의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의 매출은 40%를 넘는 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또 본관과 에비뉴엘에 우수고객 라운지 5개를 신설하는 등 확대 리뉴얼 하면서, 국내 최대인 620평 규모의 등급별 우수 고객 라운지를 갖췄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잠실점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4조 원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머지 않아 세계 최대의 백화점으로 올라서게 될 것”이라며 “틀을 깨는 혁신을 통해 유통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앞으로의 잠실점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11월 기준 올해 누적 3조 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보다 한 달 앞선 기록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매출 규모로 전국 1위이기도 하다. 전국 신세계백화점 점포 중 가장 높은 8.6%의 성장률을 기록, 2년 연속 3조 원 매출을 올리게 됐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강남점은 우수고객(VIP)층이 매출 절반을 차지한다. 특히 올해는 신규 고객과 외국인 고객을 크게 늘렸다. 강남점은 지난해보다 25% 더 많은 신규 고객(강남점 최초 구매)을 끌어들였다.
신세계 역시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올해를 식품관 전면 리뉴얼 프로젝트의 기점으로 삼고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2월)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6월) 등을 선보였다. 식품관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다른 품목도 쇼핑하면서 이어진 연관 매출이 70%에 달한다.
스위트파크로 인한 고객 유입 효과는 9개월 동안 누적 950만 명으로 집계됐다. 관광 성지로 자리매김하면서 강남점 외국인 매출은 작년보다 310% 이상 급증했다.
또 올해 6월 기존 남성 럭셔리 층을 약 6942m²(2100평)으로 기존 대비 두배로 키우며 국내 최대 규모의 남성 명품관을 완성, 명품 경쟁력을 한층 더 높였다. 럭셔리 남성 브랜드가 국내 최다인 42개로 늘어났고 강남점 맨즈 럭셔리는 20.8% 성장, 코로나 이후 최근 4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내년 국내 최대 규모인 6000평의 식품 전문관을 완성하며 F&B 경쟁력을 끌어 올린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은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 원 달성이라는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초격차 경쟁력을 위한 혁신과 투자를 지속하며 새로운 도약의 발걸음을 딛었다”며 “대한민국 1등 백화점의 위상을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리테일 혁신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