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대신 웃음”…영국 여성 축구판 뒤흔든 ‘행복 충전소’ 구단 스토리

2025-02-18

점수를 묻지 않는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함께하는 즐거움이다. 잉글랜드 여성 아마추어 축구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갤스 FC’ 이야기다.

영국 가디언은 18일 경기 결과보다 ‘분위기 보호(vibe protection)’를 우선시하는 갤스 FC의 성장 스토리를 소개했다.

이 클럽은 2년 반 전, 북런던 클리솔드 파크에서 친구 7명이 모여 공을 찬 것에서 시작됐다. 창립자 론 매길과 노라 베카이는 “유로 2022에서 잉글랜드 여자대표팀이 우승하는 걸 보고 우리도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초창기 장난처럼 시작한 모임은 현재 런던, 브라이턴, 입스위치 등지에서 200명 이상 유료 회원을 둔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매주 11회씩 열리는 훈련 세션은 늘 대기자가 몰려, 연말까지 주당 50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갤스 FC가 특별한 이유는 철저히 ‘비경쟁’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곳엔 심판 대신 ‘바이브 프로텍터(vibe protector)’가 있다. 회원들이 과도하게 승부에 집착하지 않도록 돕는 자원봉사자다. 득점왕 같은 개인상은 없다. 대신 몇 번 참여했는지 기록해 출석 횟수에 따라 ‘라이징 스타(20회)’, ‘아이콘(50회)’, ‘캡틴(100회)’ 같은 칭호가 주어진다.

매길은 “누가 골을 넣어도 양쪽 팀이 함께 기뻐한다”며 “5분마다 포지션을 바꿔 모든 사람이 공격도, 수비도, 골키퍼도 해보게 한다. 그게 공평하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축구장이 내 주간 행복 충전소”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91%가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클럽 공동설립자 베카이는 “궁극적으로 지역 병원에서 외로운 사람들에게 ‘갤스 FC 가봤냐’고 권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현재 갤스 FC는 북부 잉글랜드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10년 내 주간 참가자 15만 명 목표를 세웠다. 이들은 축구 실력보다 참여 자체를 중시한다. 베카이는 “우린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기 위해 뛴다’는 가치를 믿는다”며 “우리와 함께하지 않았다면 축구를 아예 하지 않았을 여성들이 70%”라고 강조했다.

갤스 FC는 SNS와 메신저를 통해 조직되며, 지역에 따라 월회비나 1회 참가비를 받는다. 수익은 운동장 대관료, 보험료, 장비 구입에 사용된다. 매길은 “앞으로 영국 여성 생활체육 축구의 대표 이름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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