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장례식 울지도 않는다…“그 남편 이상해” 소문의 진실

2024-10-10

“며칠 전 암으로 아내를 떠나보낸 뒤 집에 들어가기가 무섭습니다. 화장대를 봐도, 드레스룸을 봐도 아내가 생각나거든요. 생전 모습 그대로 거실 소파에 앉아 저를 쳐다보고 있을 것만 같아요. 분명 사랑하는 아내의 흔적인데, 저는 왜 이렇게 무서운 걸까요?”

김병수(51) 정신건강전문의를 찾아 온 한 내담자의 사연입니다. 아내 없는 집에 들어가지 못해 노모 집에 머무는 50대 남성은 사랑하는 아내의 흔적이 오히려 “무섭다”고 말합니다. 이런 마음을 느끼는 게 미안해 죄책감도 함께 느끼죠. 이사를 하고 싶어도 아내를 배신하는 것 같아 쉽게 가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떠나보내야 합니다. 부모·배우자·친구·자녀가 죽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죠. 그럼에도 우린 슬픔을 딛고 일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김 원장이 말하는 애도의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슬픔을 극복하기보다는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라고 말합니다.

오늘 ‘더, 마음’에선 ‘애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김 원장은 『마흔, 마음공부를 시작했다』(더퀘스트)『아픈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요즘 어른을 위한 마음공부』(더퀘스트) 등을 펴내며 중년의 스트레스와 마음 건강에 주목해왔는데요. 특히 가족이 사망해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있는 내담자를 많이 상담했습니다. 25년 경력 베테랑 의사의 속 깊은 애도 처방전을 만나보세요.

✅1. 사랑하는 이의 죽음, 시간이 진짜 약일까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보통 어떤 감정을 느끼나요?

흔히 애도 반응에 5단계가 있다고 하잖아요. ①부인하고 ②분노하고 ③타협했다가 ④우울한 시기를 지나 ⑤결국 고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순서요. 현실에선 그렇게 흘러가지 않아요. 여러 감정이 튀어나와 뒤섞이거든요. 슬펐다가, 미안하다가, 화도 났다가, 후련했다가, 그리웠다가 하는 감정을 동시에 느끼죠. 그러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거예요.

실제 남편이 자살로 돌아가신 분이 있었어요. 아내는 슬픈 마음이 드는 한편 화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돌아가신 남편을 굉장히 원망하면서 동시에 그리워하는 거죠. 이런 감정 반응을 ‘애도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애도 과정을 제대로 겪지 못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