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거래 수수료 무료·할인 이벤트 잇따라
신용융자 수익 확대 위한 큰 그림으로 해석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연 9%대...주요 수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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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인하하고 있는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겉으로는 고객 혜택을 내세우지만, 실제 목표는 신용거래융자(신용매수) 이익 확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 수수료 무료·할인 경쟁 치열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 유치와 휴면 계좌 활성화를 위해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화 또는 인하 경쟁에 나섰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1월부터 거래수수료 전면 무료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메리츠증권 비대면 전용 투자 계좌 'Super365'를 개설한 고객은 2026년 말까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 거래 및 달러 환전 수수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비대면 신규 확보 및 휴면 계좌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오는 3월 27일까지 비대면 신규·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기본 수수료율(0.015%)보다 낮은 수수료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운영 중이다.
내달 4일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 출범을 앞두고 일부 증권사들은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ATS 출범 당일부터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낮추며, 특히 온라인으로 가입한 다이렉트(비대면·은행)계좌 경우 0.014%에서 0.01%로 조정한다.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날 수수료 체계 개편을 통해 거래 금액 구간별로 달랐던 영업점 계좌 주식 매매 수수료율을 온라인 기준 한국거래소 0.147%, 넥스트레이드 0.146%로 설정했다.
수수료 무료 이벤트...신용융자 수익 확대 위한 큰 그림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수수료 무료 또는 인하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신용거래융자 수익 확대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업계 대출채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수익원이다. 고객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면 일정 기간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며, 대출 기간에 따라 연 5~9%의 이자가 붙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은 증권사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결국 핵심은 신용거래융자 확대를 통한 이자 수익 확대"라고 설명했다.
현재 90일 초과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연 9.9%)이며, 이외에도 삼성증권(연 9.8%), 신한투자증권(연 9.8%), 키움증권(연 9.7%) 등도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유일하게 연 7%대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객이 늘어나면 신용거래융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며 "수수료는 고객이 가장 쉽게 인식하는 경쟁 요인이며, 증권사들은 이를 낮추거나 무료화해 고객을 유치하고, 이후 신용거래융자 이용 증가를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거래수수료 인하에 이어 최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에도 나섰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신용 및 증권 담보 융자 이자율을 0.2%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증권의 신용대출 이자율은 대출 기간이 15일 이하일 경우 기존 8.1%에서 7.9%로, 90일 초과일 경우 9.8%에서 9.6% 등으로 조정된다. KB증권은 대출 기간이 30일을 넘어서는 경우에만 9.5%에서 9.3%로 낮췄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신용융자잔액은 18조8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4일(18조936억원) 이후 최고치다. 이는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활용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증시 변동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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