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기다렸어요"…5·18 성폭력 피해자, 국가 상대 손배소 첫 재판

2025-11-07

내년 1월 16일 2차 변론기일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재판 일정) 빨리 해 주십시오, 45년 기다렸어요."

1980년 5·18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 및 가족 17인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4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 첫 재판이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최욱진)는 7일 5·18 성폭력 피해자와 가족 등 17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당시 피해자 대부분이 20대 초반이었고, 가장 어린 피해자는 만 18세였다. 지난 2023년 12월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원회)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빚어진 성폭력 사건에 대한 국가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16건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재판에서 원고 대리를 맡은 하주희 법무법인 율립 변호사는 "지난 2018년부터 관련 피해에 대해 진술하기 시작해 2023년 피해가 인정됐고, (조사위원회의) 진상 규명 결정으로 피해가 인정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계엄군의 총과 대검으로 폭행과 협박으로 자행됐고,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동안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 예정됐음에도 아무런 규율을 하지 않은 피고(대한민국)에 책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에 따르면 손해배상 규모는 40억원이다.

이에 피고 측은 "국가배상법 제8조 1항에 따라 이 사건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만료됐다"며 "이 사건의 경우 통지 시점을 손해인식 시점으로 봐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안에 국가배상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인해 소멸한다. 지난 1990년 12월 제정된 5·18 보상법에 따라 이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는 논리다.

하 변호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발생한) 성폭행으로 보상받은 분은 계시지 않는다"라며 "(소멸시효가 지난) 5·18 보상과는 무관하다"라고 주장했다.

다음 기일은 내년 1월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재판부는 서증 등 객관적 증거에 대한 조사를 먼저 진행하고, 당사자 본인 신문 일정도 실시할 예정이다. 차회 기일을 지정하는 동안 방청석에서는 "빨리 해 달라. 45년을 기다렸다"라며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100wi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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