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도 CCTV 달자고?…‘안전’과 ‘인권’ 사이 딜레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025-04-01

초등생 피살로 ‘교실 CCTV 확대’ 목소리

“범죄 예방” vs “인권 침해” 논란 격화

“무분별한 도입, 부작용 초래할 수도”

최근 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을 계기로 각 학교 교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 현장에선 여전히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교실 내 CCTV 설치는 범죄 예방과 안전 보장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주장과 함께 인권을 침해하는 과잉 입법이라는 우려도 나오며 논란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1일 국회입법예고시스템에 따르면, ‘하늘이법’ 등 교내 CCTV 설치를 제도화하는 내용의 법안은 현재 4건 발의된 상태다.

지난달 10일 대전 초등학교에서 김하늘양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정부가 학내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CCTV 설치를 늘리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법으로 설치를 의무화하는 개정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학교 내 CCTV 설치는 강제사항이 아니어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거나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전국 초·중·고·특수학교에 설치된 CCTV는 36만5875대로, 전체 CCTV 중 김하늘양 참변이 발생했던 시청각실에 설치된 CCTV는 688개(0.1%)에 그쳤다.

학교급이 낮아질수록 설치 개수도 감소했는데, 서울 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CCTV가 실내보다 실외에 편중돼 있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제한적 조건을 달아서라도 실내 CCTV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A(37)씨는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가장 우려되는 곳은 학생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교실”이라며 “범죄 발생 시만이라도 열람할 수 있는 조건으로 교실에도 CCTV를 설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생의 부모인 B(42)씨도 “대전 사건에서 교실에 CCTV가 있었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회사나 공공장소에는 CCTV가 설치돼 있는데 학교에는 왜 설치할 수 없는 건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반면, 교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지난달 26~28일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사 36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사 10명 중 9명은 교실 안 CCTV 설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CTV 설치 의무화로 인권 침해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한 교사는 90.5%,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한 교사는 89.3%에 달했다.

교사노조는 “인권 침해나 학교 구성원 간 갈등 심화 우려가 크고,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한 학교 자치 역량을 떨어뜨린다”며 “무분별한 CCTV 설치 의무화 법안들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사들은 또 교실에 CCTV가 설치될 경우 영상 관리 등 추가 업무가 늘어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경기 포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 C(35)씨는 “CCTV 유지보수 등 관리 업무는 보통 행정실에서 담당해야 하지만, 학교에서 인력난 등을 호소하며 교사들에게 떠넘기는 경우도 많다”며 “교육 업무 외적인 일에 시간을 빼앗겨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무분별한 도입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혜경 계명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교실 내 CCTV 설치는 목적의 정당성 외에도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균형성 등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도입해야 한다”며 “만약 모든 학부모들이 CCTV 정보공개청구권을 가진다면 예상되는 부작용이 생각보다 클 수 있는 만큼, 이런 고민 없이 목적만 추구해선 타당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