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서] 교실에 카메라를 켜는 일

2025-04-01

최근 학교 현장의 논쟁 중 하나는 교실 내 CCTV 설치다. 일부 학부모 단체와 정치권은 교사의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학부모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교실마다 CCTV를 설치하자고 주장한다. 일부 정치권도 이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교사로서 나는 이런 변화가 과연 교육을 위한 방향인지, 여전히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교실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다. 수많은 감정과 관계가 오가는 살아 있는 공간이다. 교사를 포함한 매일 수십 명의 아이들이 실수하고 질문하며, 울고 웃는 곳이다. 교사는 아이들의 표정을 살피고, 눈빛을 마주하며 수업의 흐름을 조율한다. 아이가 울먹일 때 조용히 옆에 앉아 어깨를 다독이기도 하고, 실수한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말없이 받아주는 순간도 있다.

교실에 카메라가 설치되는 순간, 교사는 더 이상 아이만 바라볼 수 없다. “지금 이 말투가 오해를 부르지는 않을까?”, “이 장면이 문제가 되진 않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를 검열하게 된다. 수업은 점점 ‘기록을 위한 문제 없는 장면’으로 바뀌고, 교실은 배움의 공간이 아닌 방어의 공간이 된다.

교사는 완벽하지 않다. 부모가 집에서 늘 최선일 수 없는 것처럼, 교사도 교실에서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는 반성의 기회가 되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CCTV가 켜진 교실에서는 그 과정조차 ‘오해의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미 아동학대 노이로제에 걸린 교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카메라까지 들어오면 교사는 더욱 방어적, 수동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도 CCTV 설치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학생들이 교실 내 CCTV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표정 하나, 말 한마디까지 기록된다고 생각하면 위축된다”는 응답도 있었다. 감시받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질문을 줄이고, 실수를 피하고, 감정을 숨기게 된다. 사고력과 표현력, 사회성이 자라야 할 교실이 오히려 침묵과 눈치가 자라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교육은 실수하고 표현하면서 자라는 과정이다. 그런데 그 출발점에서부터 학생들을 위축시키는 공간이라면, 과연 우리는 그것을 교육의 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물론 악의적인 행동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녹화된 영상이 억울함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고, 감시 없는 교실이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모든 교실에 감시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몇몇 사건이 시스템을 흔들고, 그로 인해 교사와 학생 모두가 위축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미래의 교육으로 돌아오게 된다.

교실은 감시받는 곳이 아니라, 함께 실수하고 성장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감시가 있는 교실은 교육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아이들이 질문하고, 교사가 응답하며, 서로를 신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교육이 일어난다. 교실에 카메라를 켜는 일이 정말 교육을 위한 결정인지, 아니면 교육을 멈추게 만드는 선택인지 그 답을 선뜻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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