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호재에... 韓 코인거래소, 불황 타파 '잰걸음'

코빗·빗썸·업비트 등 'BTC 신고가' 이벤트

"세금 감면-전략자산 공약이 가격 견인"

"이벤트는 단기 전략, 공약 실현에 주목"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트럼프 효과로 가상화폐 가격이 연일 치솟고 거래량이 급증하자 특수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충성고객을 잡기하기 위한 파격적인 이벤트를 앞다퉈 진행하는 등 수년만에 찾아온 호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1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일부 거래소들은 '비트코인 신고가 경신'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다. 먼저 코빗은 전날까지 누적 10만원 이상 매수하고 신고가 예측 설문에 응답한 고객을 추첨해 최대 500만원 상당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마무리했다.

빗썸도 고객에게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가상자산 거래 이력이 없는 고객이 대상이며 이벤트에 참여 전원에게는 5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한다. 또 생애 최초로 신규 가입한 고객에게는 원화 2만원을 추가로 제공한다.

업비트도 비트코인 최고가 돌파 기념 이벤트를 이달 15일까지 1주일간 진행한다. 고객확인절차를 완료한 개인 회원 중 자사 거래소에서 1일 1회 이상 비트코인을 거래할 경우 추첨을 통해 매일 1비트코인을 지급하는 내용의 이벤트다.

다른 거래소도 유사한 방식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8만1000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의 상승세에서 시작됐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1일 오전 한때 8만10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사상 최고가로 비트코인은 미국 대선 전후 뚜렷한 우상향세를 보여왔다.

또 이더리움 등 다른 알트코인도 치솟고 있는 데,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후원자로 꼽히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주 언급했던 도지코인은 일주일 새 85% 넘게 폭등했다.

시장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세금 감면, 전략자산 편입 등 가상화폐 우호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게 가격을 끌어 올리는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동·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더해지면서 상승 속도는 빨라졌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영향을 받은 국내 비트코인 가격도 덩달아 1억원을 넘나들고 있으니 거래소로서는 지금까지 불황을 타개할 기회라는 판단으로 이벤트를 전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벤트가 '단순 유입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가상화폐 자체 변동성이 커 향후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존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후 취임 초였던 2021년 3월까지 비트코인은 6만달러까치 치솟았다. 그러다가 3만달러까지 밀려나는 조정을 겪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이후 반등하며 6만3000달러선까지 올랐으나 얼마가지 못하고 1만~2만달러선까지 또 밀려났다.

이러한 '롤러코스터'급 변동을 직접 겪었던 거래소들은 이벤트말고도 미국 차기 정부의 정책도 주목해 장기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특히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선거 직전 공화당에서 전략자산 비축 관련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법이 통과 된다면 미국은 금처럼 비트코인의 예비물량을 보유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시장이 인식하는 비트코인 중요성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결국 국내 투심 개선, 거래소 반사이익으로도 이어지지 않겠나"고 했다. 이에 맞는 전략을 구상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가상자산위원회가 법인의 실명계좌 발급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정책 기조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니, 국내에서도 과거와 달리 법인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우호적인 국면으로 바뀔 것이라고 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