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3배 커졌는데 인력풀은 제자리…인재 쟁탈전도 과열

2025-03-21

상장지수펀드(ETF) 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마케팅과 보수 인하 ‘치킨게임’을 넘어 인력 쟁탈로까지 번지고 있다. 시장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전문 인력은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임직원 수는 2020년 1만 516명에서 2024년 1만 3288명으로 4년 새 2772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 시장이 3배 넘게 성장해 200조 원에 육박한 것과 비교하면 ‘인력난’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업계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ETF 운용 매니저 등을 포함해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탓에 마땅한 인력 풀(POOL)이 없다”며 “헤드급은 물론 젊은 운용역들도 많이 모자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수장들을 중심으로 연쇄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후발 주자인 중소형사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해 두둑한 ‘보수’를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인재 수혈을 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업계 최대 화두는 이경준 당시 미래에셋운용 ETF전략본부장의 키움자산운용(6위)으로의 이적 소식이었다. 1981년생 젊은 임원인 이 본부장은 미래에셋의 커버드콜 ETF 등 각종 히트 상품을 만든 대표적인 ETF 전문가다. 키움운용은 김기현 대표가 직접 나설 정도로 이 본부장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9위권인 하나자산운용도 올해 초 김승현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 담당을 ETF·퀀트솔루션본부장으로 영입했다.

현재 주요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 상당수는 ‘국내 ETF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가 삼성운용 시절 길러낸 이들이다. ‘돌려막기’ 식 인력 영입 경쟁에 급급한 게 현실이다. 키움운용의 이 본부장을 비롯해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장 등이 모두 삼성운용 출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 단기간의 성과가 중요하다 보니 시간을 들여 후배 인력을 키운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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