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15년, 한국 프로야구(KBO) 출신의 한 해설자가 ‘야구’라는 스포츠를 관통하는 하나의 표현을 언급했다. 바로 “야구는 오래 이길 필요 없이, ‘마지막에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만약의 비약처럼 느껴지는 표현이지만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중간 과정이나 내용은 존재하지만 이를 떠나 ‘마지막 순간’의 상황이 ‘최종 결과’이며, 최종 결과에 따라 중간 과정이나 ‘또 다른 단계’에서의 노력 등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최대 규모의 내구 레이스 대회인 ‘슈퍼 다이큐 시리즈(Super Taikyu Series 2025)’ 3라운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24시간에 걸쳐 진행된 후지 24시간 내구 레이스(Fuji 24h Race) 역시 ‘마지막 체커의 순간’의 순위와 상황이 모든 것을 대표하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의 후지 24시간 내구 레이스는 홍콩을 중심으로 다양한 모터스포츠 활동을 펼치고 있는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Craft Bamboo Racing)의 것처럼 보였지만 그 결과는 ‘경기 종반’의 승기를 거머쥔 TKRI 팀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특별함’을 과시했다.
레이스 내용에도 TKRI보다는 ‘다른 팀’들이 더욱 눈길을 끌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선 야구의 ‘모 해설위원’의 말처럼 결국 레이스 역시 ‘체커의 순간’ 누가 가장 앞에서 달리고 있는지, 그리고 ‘과정’ 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는 핵심을 입증하는 것 같았다.
특히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은 연습은 물론 예선 경기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레이스 내의 운영 및 대응 여기 우수해 ‘우승 가능성’을 대폭 높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과 달리 ‘가장 마지막 순간’ 선두를 거머 쥔 건 바로 TKRI이었다.

이번 3라운드, TKRI는 경기 시작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레이스에 참가하는 모습’이렀다. 하지만 경기 후반,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의 주행 페이스가 떨어지는상황을 놓치지 않고 ST-X 클래스 및 전체 순위 1위를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선두로 올라선 TKRI는 안정적인 주행을 계속 이어가는 모습이었고 이어 911 GT3 R를 앞세운 세븐 x 세븐 레이싱이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끝내 세븐 x 세븐 레이싱은 ‘선두’에 오르지 못하고 ‘추가적인 피트 스탑’으로 읺대 포디엄 밖으로 밀려났다.

이렇게 ‘가장 중요한 순간 선두에 오른 TKRI는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23시간 1분 28초 672 동안 총 572랩을 주행을 마치며, 후지 24시간 내구 레이스의 전체 1위 및 ‘ST-X 클래스’에서도 포디엄 정상을 거머쥐는 ‘방점’을 찍었다.
이어 ST-Z 클래스에서는 팀 제로원(TEAM ZEROONE)의 25번 니스모 Z GT4가 토요타 GR 수프라 GT4 에보 2로 마지막까지 ‘챔피언’의 의지를 드러낸 사이타마 그린 브레이브의 맹렬한 추격을 따톨리며 포디엄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누렸다.

팀 제로원은 자정 무렵 상위권을 유지하던 26번의 레이스카가 충돌로 인해 리타이어를 선택한 만큼 ‘최종 결과’의 중요성이 커졌다. 여기에 사이타마 그린 브레이브 역시 경기 종반, ‘대역전 드라마’를 이뤄낼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해 ‘팀 운영 능력’을 과시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타개하며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ST-Q 클래스에서는 CNF(탄소중립 연료)를 사용한 토요타 가주 루키 레이싱(TGRR)의 ‘GR 86 퓨저 FR 컨셉’이 예선부터 이어진 우수한 주행 성능을 통해 총 523랩을 주행하며 ‘포디엄 정상’에 올랐다.
GR 야리스 H2 컨셉의 스티어링 휠을 쥐고 대회에 직접 출전해 ‘슈퍼 다이큐 시리즈’에 대한 애정,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던 모리조(Morizo)’는 그리드 월에 올라 TGRR이 ST-Q 클래스 ‘승리’ 거머쥐는 순간을 축하하며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한편 슈퍼레이스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 클래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정우’가 출전해 많은 이목을 끌었던 ST-TCR 클래스의 와이마라마 레이싱은 경기 초반을 압도하는 모습이었지만 심야에 ‘엘란트라 N TCR 레이스카’의 기술적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내구 레이스, 그것도 24시간에 걸친 레이스의 특성 상 ‘경쟁 팀’에게도 변수가 생길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고 치요 카츠마사 및 이정우 등이 분발하며 기록 단축 및 ‘역전의 순간’을 기대했지만 후반에도 추가적인 차량 문제가 발생하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일정에서 ‘가장 중요한 3라운드’, 후지 24시간 내구 레이스를 마친 가운데 슈퍼 다이뷰 시리즈는 오는 7월 5일과 6일, ‘스포츠 랜드 스고(Sugo)’에서 시즌 4라운드 경쟁에 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