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장 전략이 없어요…넥슨 민트로켓의 매운 신선함

2024-11-13

황재호 민트로켓 대표, 인터뷰서 신선함 참신성 강조

자율과 책임 더 줄 것…인당 복지비용 넥슨 대비 높아

‘걸어다니기만 해도 재미있는 게임’ 황금비율 찾아

‘게임을 다시 위대하게’ 민트로켓 인지도 높일 것

넥슨 민트로켓(대표 황재호)이 지난 9월 분리 독립했다. 민트로켓은 참신한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넥슨이 지난 2022년 론칭한 게임 서브 브랜드다. 신설 법인이 된 이유는 ‘데이브 더 다이버’ 세계적 흥행 덕분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국내 싱글 패키지 최초로 누적 판매 400만장을 돌파하고, ‘BAFTA 게임 어워즈 2024’ 게임 디자인 부문 수상, 스팀(Steam) 최고 등급인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현재까지 유지하는 등 성과를 남겼다.

황재호 민트로켓 대표는 최근 한국게임미디어협회 게임기자클럽 인터뷰에서 “사실 시장 전략을 안 세우고 있다”며 넥슨의 리틀 프로젝트 전략을 밝혔다. 열혈 게이머인 황 대표는 데이브 더 다이버를 개발하게 된 계기도 전했다.

시장 예측을 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MMORPG나 슈터 이런 것처럼 모수가 큰 게임은 잘 나가는 플레이어가 되면 벌 수 있는 돈과 유저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저희는 그런 큰 걸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데이브 더 다이브도 사실 시장 예측을 전혀 하지 않고 시작한 게임들이에요. 제가 관심 있는 것도 그렇고 앞으로 해나갈 것도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좋아했고 어떤 것들을 사람들이 좋아해왔지 그게 제일 큰 관심사이긴 합니다. 데이브 같은 경우도 제가 픽셀 게임을 좋아하고 당시 제주에 있어서 바다가 되게 재밌잖아요. 바닷 속 물고기 잡아오면 던전 같지 않나요. 던전이면 이렇게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질문하거든요. 시장이 요새 이런 게임이 뜹니다 이런 게 아니라 저희는 사람들이 뭘 좋아하지, 그동안 어떤 걸 좋아해 왔는데 왜 멈춰 있지 이런 부분이 관심이 많습니다. 예전에 저희가 굉장히 열광했었던 장르 중에서도 지금 현대화가 못 돼서 죽어 있는 장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을 찾아와서 만들어보고 싶은데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참신하게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데이브 더 다이브 추가 업데이트도 같은 기조에서 치열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저희가 돌아보니까 예전에 잘 된 거를 그대로 답습을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사람들이 좋아했으니까 그대로 가자, 그냥 이런 시스템을 좋아했으니까 몇 개를 더 붙여보자 하는거죠. 데이브가 잘 된 건 사람들이 예상 못한 의외의 시스템과 의외의 콘텐츠가 좋은 타이밍이 나와준 게 제일 핵심이었잖아요. 그런 식의 신선함을 줬던게 성공요인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재설계한다고 시간 걸리고 있습니다. 이야기이 달리질 것이고 새로운 시스템도 선보일 겁니다. 볼륨도 저희 목표로 하면 10시간은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민트로켓은 넥슨 기조와 다르게 운영한다. 근무 제도는 자율과 책임에 좀 더 무게를 뒀다. 인사 규정도 거의 다 없앴다는 게 황 대표 설명이다. 재택도 어느 정도 허용하는 기조로 간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자율과 책임을 조금 최우선으로 두고 있어요. 인사 규정은 거의 다 없앴어요. 그냥 알아서 다 판단하고 하되 책임은 진다, 그리고 아무래도 평가라는 게 시간을 측정하는 부분들이 많은데 저희는 시간을 얼마나 쓰는지 상관없고 결과로만 봅니다. 저희 인당 복지비용이 넥슨보다 높아요. 돈 많이 쓰고 더 일하기 좋은 환경도 만들어주고 장비도 지원해드리고요. 일하는 건 완전히 다 지원해 드리겠다. 결과만 잘 나오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택도 어느 정도 허용할 예정입니다.

중국산 게임과 경쟁 관련해선 ‘다른 방향’을 강조했다.

(중국산 게임들이) 캐주얼해보여도 투입되는 인력이 200명~300명이잖아요. 그 불륨을 따라갈 수는 없을 것 같고, 중국 게임들이 전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부에서 굉장히 치열하게 경쟁하고 거기서 검증된 게임에게 엄청난 지원을 하는 걸로 이해하고 있거든요. 그런 게임과 경쟁하는 건 사실상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민트로켓은 참신한 쪽으로 가야지 저걸 (직접 경쟁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형태로 경쟁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기존 장르를 코어하게 딥하게 물량으로 가는 것과는 다르게 경쟁할 것입니다.

글로벌 전략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부분도 기존 게임과 다른 방향으로 접근한다.

넥슨아메리카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국 게임들을 가져가면 일단 비주얼에서 탈락을 했었거든요. ‘우리 스타일이 아냐’ 그걸 저희가 완벽하게 피할 수 있나 하면 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픽 품질 자체가 확 높으면 어느 정도 클리어가 된다고 보지만, 저희는 그런 쪽을 추구하지는 않잖아요. 아트 스타일 같은 것들을 좀 더 잘 다듬어야 되는데 이런 부분을 그동안 한국분들을 채용한 다음에 ‘일본 스타일로 해봐’, ‘미국 스타일 유럽 분위기로 가’ 이런 것도 해봤잖아요. 그럴 거면 해외 인력들을 채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낫지 않나 합니다. 아트나 어떤 외적인 부분들은 해외 인력들이 끌어들이고 내부에서 검증 체계를 잘 갖추면 충분히 글로벌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 대표가 보는 재미있는 게임에 대해선 ‘그 게임만의 리듬감’을 꼽았다. 그만의 게임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재미있는 게임은 대충 걸어 다니기만 해도 ‘이거 재미있겠다’ 확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게임의 리듬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데이브가 잘한 것도 사실 개별적인 콘텐츠는 그렇게 뎁스가 있거나 엄청 참신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희가 적절한 타이밍에 이걸 잘 풀어놨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성과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게임이 주는 고유의 리듬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고요. 슈퍼마리오가 거기서 조금 더 빨랐으면 게임 유형이 바뀌었을 거잖아요. 이게 적절하게 맞는 그런 황금비율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음악이랑 캐릭터 걸어가는 속도 이런 것들이 정확하게 딱 맞는 리듬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그걸 찾는 게 되게 관심사고 데이브는 그걸 잘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보는 재미있는 게임의 정의입니다.

그는 인터뷰 마지막에 현재 업계 흐름에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했다. ‘게임의 본질’을 되짚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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