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지귀연 만세" 외친 尹 지지자들…탄핵 찬성·반대 집회 시작

2025-03-08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주말인 8일, 서울 곳곳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시작됐다. 다만 전날 법원이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집회가 예고됐던 광화문·여의도뿐 아니라 한남동 관저 앞,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 등에도 지지자들이 분산돼 모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광화문역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의 사전 집회가 열렸다. 오후 1시로 예정된 본 집회 시간이 다가오면서 세종대로 양 방향 10개 차선이 전면 통제됐고, 광화문역 5번 출구부터 덕수궁까지 약 900m 거리가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빼곡히 찼다. 경찰은 오후 1시 기준 1만 5000여 명이 집결했다고 비공식 추산했다. 앞서 주최 측은 5만명이 참가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지지자들은 전날 법원에서 인용된 구속 취소를 검찰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속 취소를 인용한 재판부를 옹호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한 지지자는 “구속 취소를 결정한 지귀연 판사는 애국 영웅”이라며 “헌법재판소도 반드시 탄핵을 기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지귀연 판사 만세”라고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

같은 시각 여의도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의 ‘국가비상기도회’는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여의도역 인근부터 태극기·성조기 등을 판매하는 좌판이 깔렸지만 지난주보다 손님 수는 훨씬 적었다. 태극기를 판매하는 상인 김윤태(67)씨는 “삼일절에 100개 가까이 팔아서 오늘 물량 40개 정도를 급히 추가해 가지고 왔는데 4개 정도 팔았다”며 “오가는 인원이 체감상 10분의 1로 줄어든 것 같다. 애국 시민들이 맞는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LG트윈타워 앞~IFC 건물 약 300m 거리 5차선 도로에 모여 집회를 진행했다. 지난 1일엔 약 1.3km 거리에 사람이 가득 찼다. 주최 측은 “지난주보단 적어도 대통령 구속 취소 청구 인용돼서 꽤 모일 줄 알았는데 당혹스럽다”고 했다. 경찰은 오후 1시 기준 약 1만명이 모였다고 비공식 추산했다. 신고된 집회 참석 인원은 3만명이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온 정수환(69)씨는 “윤 대통령 구속 취소는 우리 기도에 하나님께서 반응하신 것”이라며 “윤 대통령도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오늘 모인 사람들이 더 정성껏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구치소와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앞에서는 지지자 수십여 명이 밤샘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구치소 앞에 모인 30여 명은 정문 입구를 바라보며 윤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오후 12시 30분쯤 경찰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폴리스라인을 추가했고, 지나가는 이들을 대상으로 흉기 등이 없는지 금속탐지기로 소지품을 검사했다.

경기 포천에서 온 전영돈(68)씨는 “윤 대통령 석방된다길래 2시간 반 걸려 경기도 끝에서 끝으로 달려왔다”며 “나이 든 사람들만 많이 모여서 사진 찍혔을 때 젊은 사람처럼 보이려고 막내아들 대학 다닐 때 입은 과 점퍼를 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도 담요 등을 두른 채 밤샘 농성을 이어가는 지지자들이 곳곳에 있었다. 전날 밤엔 윤 대통령 석방 가능 소식에 경찰 기동대 18개 중대 1200여 명이 배치됐다. 하지만 밤사이 인원이 점점 줄어 오전엔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도 광화문·안국역 일대에서 열린다. 참여연대 등이 주도하는 퇴진비상행동은 오후 5시부터 광화문 동십자각 대로에서 모인다. 경찰에 신고된 인원은 3만명이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등은 서울고용청 앞에서 오후 2시부터 ‘세계 여성의 날 노동자대회’를 진행한 뒤,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 쪽으로 이동해 퇴진비상행동 집회에 합류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5개 야당은 오후 3시 30분부터 ‘공동 내란종식 범국민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에 열린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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