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뉴 트로트 히어로 ‘십이간지’…tvN STORY ‘잘생긴 트롯’

2025-02-04

방송가 트로트의 전성시대를 따지는 것은 이제 그 언급조차 구태의연한 일이 됐다. 2020년 ‘미스터트롯’의 성공 이후,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뉴 트로트 히어로’들이 판에 등장해 트로트판을 싹 바꿨고, 이후 음악 프로그램도 중장년층에 소구하는 트로트 프로그램으로 도배됐다.

그 이후 5년, 빠르게 달아오른 판은 그만큼 빠르게 식었다. 트로트를 주제로 한 많은 프로그램들은 수많은 변주를 택했지만, 중장년층 이외의 세대에는 빠르게 잊히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단순한 구성에도 짙은 정서를 배어들게 하는 트로트만의 매력은 여전히 많은 연출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이번에는 마치 ‘십이지(十二支)’를 상징하듯 12명의 인물들이 트로트판에 등장한다. 그런데 완전히 새로운 얼굴이 아니다. 연기와 스포츠 등 각자의 분야에서 이미 한 획을 그은 권위자들의 무리다. 하지만 이들은 전혀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 바로 ‘트로트의 새로운 황제’가 되는 일이다.

4일 오후 서울 신도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tvN STORY의 새 예능 ‘잘생긴 트롯’ 제작발표회는 12인조 새 트로트 아이돌의 쇼케이스를 보는 듯한 잔상을 풍겼다. 배우와 스포츠 스타로 구성된 이들은 각자의 각오를 밝히기도 하고, 심지어 구성진 트로트 한 소절을 부르기도 하면서 좌중을 휘어잡았다.

2021년 개국한 tvN STORY는 tvN이 목표로 하는 10대부터 40대까지의 타깃을 조금 높여놓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보는 채널이다. 지난해 ‘어쩌다 어른’과 ‘은퇴 설계자들’, ‘김창옥쇼’ ‘유별난 역사 한끼’ 등 이들을 타깃으로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채널은 본격적으로 대규모 음악쇼를 갖고 나왔다.

연출을 맡은 황다원PD는 tvN STORY 채널만의 차별점을 밝혔다. 그는 “tvN STORY 최초의 대형 음악 프로그램이다. 왜 트로트를 해야 하는지의 ‘스토리’, 진정성을 담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민호, 이찬원. 이 두 사람이 뭉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두 사람의 ‘트롯듀싱(트로트+프로듀싱)’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래를 잘하는 배우들이 많았기에 진정성을 가장 큰 가치에 뒀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실력자로 알려진 최대철, 인교진 등의 배우들과 의외의 실력을 가진 장혁과 태항호, 정겨운, 지승현 그리고 비교적 새로운 얼굴인 현우와 이태리, 한정완, 김동호 등의 배우들이 섭외됐다. 여기에 격투기 스타로 노래실력으로 익히 알려진 추성훈과 펜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준호가 합류했다.

황다원PD는 “처음에는 이렇게 캐스팅이 잘 될지 몰랐다. 한 분 한 분 하고 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트롯을 하고 싶은지, 진심으로 트롯을 생각하는지가 가장 중요했다. 김준호씨의 경우는 초창기 연락을 하고 경연의 틀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합류하셨다”고 덧붙였다.

출연자들의 사연도 저마다 달랐다. ‘불후의 명곡’ 우승자 출신 최대철, 드라마 OST에도 참여한 적이 있는 인교진은 끼가 남달랐다. 지승현은 고교후배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인연으로 트로트를 접했다.

하지만 의지가 있는 인물들도 있었다. 태항호는 “가족들이 의리로 봐주지 않는, 즐거워서 보는 프로그램에 나와보고 싶었다”고 말했고, 추성훈은 좋아하는 가수 나훈아에 대한 어린시절 추억, 그를 따르고 싶은 마음에 출연을 결정했다.

황PD는 “결국 제작진과 출연진이 트로트를 통해 전하는 진심이 큰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연과 서사, 이야기에 집중하는 tvN STORY 채널의 정체성에 맞게 음악만큼 이야기가 보이는 경연을 기대해달라는 말이었다.

을사년, ‘트로트 십이간지’ 12명의 도전은 오는 21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시청자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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