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는 꿈속에서 들었던 노래를 악보로 옮겨 적어 ‘예스터데이’라는 명곡을 남겼다.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도 비슷한 탄생 비화를 갖고 있다. 이 곡을 만든 김종진은 어느 날 샤워 중에 무심코 흥얼거렸던 노래가 인상적이어서 악보로 옮겨 적었다. 멜로디부터 가사까지 고칠 것도 없이 즉석에서 만들어진 노래였다.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내일은 더 낫겠지/ 그런 작은 희망 하나로 사랑할 수 있다면/ 힘든 1년도 버틸 거야/ 일어나 앞으로 나가/ 네가 가는 곳이 길이다”
2002년 발표한 7집 앨범의 타이틀곡인 이 노래는 IMF 외환위기 여파로 힘들었던 국민에게 용기와 위로를 줬다. 특히 타격이 심했던 중년들은 이 노래를 들으면서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고 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김종진(기타·보컬)과 전태관(드럼)이 1988년 결성한 그룹이다, 요절 가수 김현식이 결성한 5인조 그룹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이 모태였다. 멤버 중 유재하는 그룹을 떠났고, 장기호와 박성식은 ‘빛과 소금’을 만들었다. 그러나 2018년 전태관은 신장암 투병 중 세상과 작별했다. 불과 56세의 한창나이였다. 김종진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돌며 전태관의 쾌유를 기도했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여러 후배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불렀고, 지난해에는 LP로도 제작되어 팬들을 기쁘게 했다. “석양도 없는 저녁/ 내일 하루도 흐리겠지/ 힘든 일도 있지/ 드넓은 세상 살다 보면”이라는 노랫말처럼 지금 우리는 터널 속에 있다. 중요한 건 터널의 끝에 빛이 기다린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