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자인 위상 알린다"...'한국 아트 퍼니처 선구자' 최병훈 뉴욕서 전시

2025-03-27

한국 아트 퍼니처의 선구자 최병훈(73·홍익대 명예교수)씨가 뉴욕 프리드먼 벤다 갤러리(이하 벤다)에서 27일부터 5월 23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전시 제목은 '침묵의 목소리(Voice of Silence)'로, 최씨가 뉴욕 벤다에서 전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 교수와 미대 학장을 역임한 최씨는 2017년 8월 정년퇴직한 뒤 가구 디자인과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 전문 갤러리 벤다와의 인연은 각별하다. 그는 디자인 전문 갤러리인 이곳에서 2014년, 2016년 전시를 열었다. 이 전시는 2020년 휴스턴 미술관에 그의 돌 조각 작품 '선비의 길'이 영구 설치되는 기회로 이어졌다.

휴스턴 미술관 큐레이터가 벤다에서 열린 전시를 눈여겨 보았고, 후에 미술관 측에서 신관을 건립하며 최씨에게 작품 제작을 의뢰했다. 미술관에서 가구 디자이너인 최씨에게 조각 작품 제작을 의뢰한 것은 파격이었다. 그의 작품이 디자인의 영역을 넘어 미술계에서 '작품'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시 휴스턴 미술관으로부터 작품 제작 의뢰를 받은 작가로는 올라퍼 엘리아슨, 아이 웨이웨이 등이 있었다.

한편 지난해에는 카타르 국립박물관 중앙 광장에 최씨가 제작한 현무암 벤치와 테이블 등 작품 10점이 영구 설치됐다.

이번 뉴욕 갤러리 전시에서 최씨는 3m가 넘는 돌 벤치 3점과 목재와 자연석으로 제작한 장 2점을 선보인다. 벤다는 홈페이지에서 이번 전시를 알리며 "최병훈은 한국의 전통 공예와 현대적 디자인을 결합해 돌과 나무를 재료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의 작품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미니멀한 디자인을 통해 한국 문화유산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며 "그가 한국을 벗어나 해외에서 돌과 나무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최씨는 "돌과 나무는 각각 역사와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며 "제가 예술가로서 하는 일은 서로 다른 두 재료의 대비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찾고, 자연에 내재한 고요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뉴욕에 머물고 있는 최씨는 27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문학과 영화, 대중음악 등 한국 문화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가운데 디자인 분야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몹시 아쉬웠다"며 "이번 전시가 디자인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벤다는 이번 전시에 이어 오는 5월 열리는 테파프(TTEFAF)뉴욕과 11월 열리는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에도 최씨의 작품을 출품한다.

최씨는 1980년대부터 한국 전통 공예와 현대 디자인을 융합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그의 작품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미국), 비트라 디자인미술관(독일), M+미술관(홍콩)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 소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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