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상호조달협정 체결 등 방산·AI·바이오 분야 협력 권고'G7→G8' 확대시 한국 지원 주문…"한국, 민주적 회복력 강점"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4년 만에 백악관에 복귀한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과 국방상호조달협정(RDP) 체결 추진 등 한미 동맹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헤리티지재단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과 그 이후의 한미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을 위한 의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헤리티지재단의 데릭 모건 부대표와 한국 전문가로 꼽히는 앤서니 김 연구원이 공동 작성했다.
보고서는 한국을 "미국의 또 다른 동맹국 그 이상이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국가"로 평가하며 "한미 동맹과 경제 안보 파트너십을 위해 한국과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먼저 트럼프 신정부에 "지난 2023년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200억달러 이상 투자를 약속하면서 최초로 미국에 대한 최대 투자국이 됐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을 "방위산업 분야에서 매우 유능한 역량을 갖춘 동맹"으로 평가하며 "한국과의 국방상호조달협정 체결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은 국방 부문에서 무역 장벽을 완화하자는 취지의 협정으로, 방위산업 분야의 FTA로 불린다.
미국은 지금까지 독일, 일본, 영국 등 28개국과 이 협정을 체결했으며 한국, 브라질, 인도와 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미국과 협정 체결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방산물자 조달에 적용되는 '미국산 구매' 의무를 따르지 않아도 돼 외국 방산업체가 미국 노동자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등의 우려가 미국 내에서 제기되면서 체결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 밖에도 양국 간 인공지능(AI) 및 바이오·의학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과 원자력 등 에너지 무역 확대를 위한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최고의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주요 7개국'(G7)을 'G8'으로 확대하는 경우 "한국이 G8의 일원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며 "올해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한국이 8번째 회원국으로 초청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심판 등 최근의 정치적 혼란 상황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놀라운 민주적 회복력과 제도적 강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한국이 현재의 리더십 위기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면서 자유, 책임, 상식의 원칙을 보여준다면 한국의 G8 가입 노력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이 주요 비(非)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며 미국의 중요한 인도·태평양 파트너이자 대서양 횡단 핵심 동맹국이라며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의 협력은 물론 혁신과 발전의 동력이 되는 민간 부문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실용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미동맹은 70년 넘는 기간 동안 인태 지역과 그 너머의 평화, 경제 번영, 안보를 증진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그 굳건함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검증된 한미 동맹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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