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틴 무산 후 '탈중국 공급망' 재편 나서
라이너스·ASM·MP머티리얼즈 등 후보 거론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LS에코에너지가 비(非)중국계 글로벌 희토류 정제 기업과 공급망 협력 계약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협의 대상이 호주 라이너스(Lynas)를 비롯해 ASM, 미국 MP머티리얼즈 등 주요 정제기업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라이너스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번 계약을 통해 LS에코에너지는 정제 소재 확보를 계기로 희토류 금속·자석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 기반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 흥틴 무산 후 '글로벌 정제라인'으로 방향 선회
17일 업계에 따르면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이번 협력을 통해 희토류 정제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금속화와 자석 소재 사업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풍력발전기, 첨단 전자기기 등 핵심 산업에 사용되는 필수 소재지만, 전 세계 공급의 80%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공급망 불안이 상수로 떠오른 만큼, 비중국계 정제라인 확보는 산업계 전반의 전략적 과제가 됐다.

이번 협의의 후보로 거론되는 세 기업은 모두 미국·호주계 정제 업체로, 각기 다른 강점을 지닌다. 라이너스는 비중국계 희토류 정제 기업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호주 마운트웰드 광산과 말레이시아 정제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ASM은 한국과 기술 협력 경험이 많은 정제·금속화 전문 기업으로, 고순도 희토류 금속과 자석 합금 기술이 강점이다. MP머티리얼즈는 미국 네바다 마운틴패스 광산을 기반으로 미 정부의 핵심광물 정책을 주도하며 북미 내 공급망을 확장하고 있다.
앞서 LS에코에너지는 지난해 1월 베트남 흥틴 미네랄(Hung Thinh Minerals)과 연간 500톤 규모의 희토류 산화물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흥틴 미네랄 내부 경영 사정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실질적인 공급이 이뤄지지 못했고, LS는 대체 공급선을 물색해왔다.
◆ 정제소재 확보→금속화→자석소재로 밸류체인 확장
LS그룹은 이번 계약을 희토류 사업의 실질적인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채굴·정제·금속·소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상해왔지만, 정제 기술을 외부에서 확보하지 못해 밸류체인 완성에 한계가 있었다.
정제 기업과의 협력이 성사될 경우 LS에코에너지는 중국 중심의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베트남을 중심으로 공급축을 구축하게 된다. 정제 기업이 제공하는 산화물은 LS MnM의 금속화 기술로 이어지고, 최종적으로 LS전선·LS일렉트릭의 전력망·모터 부품 등 응용소재로 연결된다.

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 해저케이블 공장 부지를 시험 생산 거점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제 기업에서 공급받은 산화물·금속 소재를 미국 내에서 가공·적용함으로써, 북미 시장 내 '비중국계 친환경 공급망' 구축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핵심광물 원산지 요건을 강화하고 있어, 이번 협력이 미국 내 전력·에너지 인프라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