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 못 줄이면 50년 뒤 퉁가리 사라진다 [지구의 미래]

2025-01-28

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결과

“담수어류 48종 국내 서식 어려울 것

서식 지점 80% 이상 종수 감소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담수어류 130종 중 48종이 50여년 후 국내에서 서식하기 어려울 것이란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이들 종에는 현재 멸종위기종인 묵납자루, 가는돌고기, 돌상어, 쭈구리, 한강납줄개, 열목어 등 6종이 포함됐다.

29일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기후변화에 따른 담수생물종의 분포 범위 변화 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SSP1(저탄소 시나리오)·SSP3(중간 배출 시나리오)·SSP5(고탄소 시나리오)를 활용해 담수어류 130종의 맥센트(Maxent) 모델 기반 종 분포 범위를 예측한 결과 SSP3·SSP5 시나리오에서 현재 대비 2050년과 2080년에 담수어류 종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 분석대상으로 삼은 담수어류 130종은 2016∼2021년 4개 대권역(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섬진강) 3029개 지점에서 출현이 확인된 165종 중 맥센트 모델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종이다. 맥센트 모델은 토지 유형, 기온, 강수량 등에 따라 종 분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SSP1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잘한 경우다. SSP3과 SSP5는 모두 온실가스 감축을 못한 경우이지만, SSP3의 경우 사회 발전이 더딘 반면 SSP5는 사회 발전을 가정한다.

◆“배출량 못 줄이면 2080년 48종 서식 불가”

SSP5 시나리오에서는 2080년에 담수어류 총 48종이 국내 서식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됐다. 이들 48종 중에는 멸종위기종 6종과 고유종 17종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SSP5 시나리오에서는 고온화가 심화하면서 냉수종 어종과 서식지 특이성이 높은 좋이 가장 큰 위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멸종위기종의 경우 주로 하천 상류의 저온 환경에 서식하며 수온이 상승하면 서식지 축소와 더불어 개체균 유지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단 분석이다. 고유종의 서식 범위 축소 또한 국내 담수생물 다양성 보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본 연구는 서식지 조건의 복합적 변화와 같은 요인들은 직접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래종 분포 감소 원인을 단정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후변화로 분포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담수어류 26종도 확인했다. 백조어·섬진자가사리·두줄망둑 등 온수성 종이나 환경변화 내성종이 주로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해 “기후변화가 종별 서식지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종마다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온수성 종과 환경변화 내성종은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적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지만, 냉수성 종이나 민감종은 서식지 축소 및 단편화의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80년 서식 지점 중 80% 이상 종수 감소”

서식 지점별로 담수어류 종수 감소를 확인한 결과에서도 서식지 안정성 악화가 확인됐다. 시나리오에 따라 담수어류 종수 감소 지점 비율이 적게는 60%대 후반, 많게는 80%대 초반까지로 측정됐다.

SSP1 시나리오 기준으로 보면 2050년대와 2080년대 모두 종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 비율이 68.5%였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기후변화 완화 정책이 성공적일 경우 담수어류 종 다양성 보전이 비교적 가능함을 시사한다”며 “특히 냉수종 어종 서식지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생태계 안정성이 확보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SSP3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대 79.8%, 2080년대 80.0%의 지점에서 종수 감소가 예측됐다. SSP5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대 종수 감소 지점 비율이 76.6%, 2080년대에는 82.0%까지 치솟았다. 열목어, 대륙종개, 퉁가리, 새코미꾸리 등 냉수성 어종은 서식지가 상류로 제한돼 종수 감소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단 게 연구진 설명이다. 반대로 온수성 어종과 외래종은 SSP5 시나리오에서 분포 범위가 확장할 가능성이 높았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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