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영풍 갈라지면 글로벌 위상도 타격 불가피 [시그널]

2024-09-18

글로벌 비철금속 시장에서 20년 넘게 시장 지배자적 위상을 누려온 고려아연(010130)과 영풍(000670)의 위상이 당장 내년부터 크게 흔들릴 처지에 놓였다. 두 회사가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으면서 세계 최대 아연 제련기업으로서의 입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전세계 아연 생산량 1200만톤 중 10%를 책임지는 세계 1위 제련기업이다. 개별로 보면 고려아연이 64만톤, 영풍 36만톤, 썬메탈 20만톤 등이다.

고려아연은 그동안 최대 생산량을 바탕으로 수수료 협상에서 막강한 바게닝파워(교섭력)을 쥐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시장 지배력을 상실하게 되면 제련기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제련수수료 협상 등에서 이전 만큼의 교섭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매년 3월 캐나다의 세계 최대 아연 광산업체 텍리소시스와 제련수수료 협상을 벌인다. 여기에서 정해지는 제련수수료가 글로벌 시장에서 벤치마크로 쓰인다. 업계에서는 영풍과 고려아연이 공개적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만큼 당장 내년 3월 예정된 텍리소시스와의 협상이 불리한 구도로 흘러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텍리소시스 입장에서 고려아연은 더이상 연산 120만톤 규모의 세계 최대 제련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수료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내지 못하면 이는 결국 고려아연의 수익성 타격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련기업의 수익성은 광산업자로부터 받는 수수료와 최종 고객으로부터 받는 판매 프리미엄으로 좌우된다"며 "고려아연과 영풍이 갈라서면 글로벌 비철금속시장에서 지난 20년동안 누렸던 시장 지배자로서의 이익을 더이상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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