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홈플러스 “상거래 채권 전액, 순차로 변제하겠다”

2025-03-14

“4일 회생개시 후 상거래 채권 모두 정상 지급”

홈플러스 경영진은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경영 방침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경영진은 밀린 납품대금과 임대점포 정산금 등 상거래 채권을 전액 순차적으로 변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절차 개시에도 불구하고 영업 실적이 양호하며,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납품사들의 협조가 이루어진다면 영세사업자 및 소상공인 채권부터 우선 변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달 4일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상거래 채권은 모두 정상 지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 회생을 준비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단기 유동성 악화로 인한 부도를 방지하기 위해 회생을 신청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홈플러스 기자 간담회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홈플러스의 김광일(MBK 부회장) 부회장과 조주연 사장 등 경영진은 간담회에서 협력사 및 입점업체, 채권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조주연 사장은 "이번 회생절차로 인해 불편을 겪고 계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책임 있는 자세로 모든 채권을 변제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법원이 홈플러스의 기초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신속하게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하며, "일부 협력사를 제외하고 상품 공급이 거의 안정화됐고, 2조 원대 금융채권 상환이 유예되면서 현금 흐름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전날까지 상거래채권 3,400억 원을 상환했으며,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영세업자들의 채권도 곧 지급이 완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금 유동성에 대해 조 사장은 "현재 현금 보유액은 약 1,600억 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어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협력사 및 임대 점주들에게 순차적으로 상거래 채권을 지급하고 있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변제할 계획"이라고 재확인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협력사 및 임대 점주들의 협조 속에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하이퍼(대형마트), 슈퍼, 온라인 거래 유지율이 95% 수준이며, 몰 99.9%, 물류 및 도급사 부문은 100%를 기록하며 회생절차 개시 이전과 다름없는 운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 실적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조 사장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첫 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으며, 고객 수도 5% 증가했다"며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의 성공, 온라인 부문의 성장, 멤버십 회원 증가 등이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조 사장은 정상화를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모든 채권을 한꺼번에 지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소상공인 및 영세업자들의 채권을 우선 지급하고 있으니 대기업 협력사들이 양보해 준다면 모든 채권을 분할 상환 일정에 맞춰 변제하겠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측은 대기업 협력사들에게 회생 개시일(3월 4일) 이전 발생한 대금에 대해 100% 상환을 약속하되, 5월까지 기다려 줄 것을 요청했다. 김광일 부회장은 "회생 개시 이후 상거래 채권은 대기업을 포함해 모두 정상 지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일즈앤드리스백(Sales & Leaseback) 방식에 대한 논란에 대해 김 부회장은 "해당 방식은 많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략이며, 매각 자금을 홈플러스 운영에 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는 수익성이 좋은 주요 점포를 매각한 반면, 경쟁사들은 비효율적인 점포를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인지하고 회생절차를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전에 준비한 것이 아니라 신용등급이 하락한 후 추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회생 의지에 대해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의 부도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부도가 나면 기업이 급격히 무너지기 때문에 주주로서 권리를 내려놓고 회생 절차에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회생 절차와 관련해 홈플러스는 채권 조사 및 기업 가치 평가 등을 거쳐 오는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슈퍼마켓) 매각 건은 회생절차 개시로 인해 일단 중단된 상태다.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에 대해서는 "홈플러스 기자 간담회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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