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투입 무인기' 유사 기종 발견…드론사 '허위 보고서' 작성 이틀 후
평양추락 은폐목적 가능성…특검, 군용차 GPS 달아 기록조작 정황도 추적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수행한 드론작전사령부가 북한에 무인기가 추락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국군방첩사령부 상공에 무인기를 고의로 띄워 비행 데이터를 조작한 정황이 나왔다.
방첩사령부는 군의 방첩 및 보안, 정보 수집·대책을 맡는 대간첩 최일선의 정보부대로, 방첩사 상공은 군 내부 인가 없이 접근이 불허되는 철저한 군사보안구역이라는 점에서 의구심이 더 커지는 대목이다.

22일 추미애 의원실이 제보받은 내용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방첩사는 작년 10월 17일 오후 9시21분께 드론사가 평양에 투입했던 무인기와 유사한 형태의 무인기 불빛을 발견해 경찰과 합동 조사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 신고 접수 내용 등을 종합하면 방첩사 상공에서 경기 과천 경마장 방향으로 빨간색 불빛의 드론 여러 대가 지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한다.
방첩사는 안티드론건을 사용해 해당 무인기 포획을 시도했으나 2시간가량 수색 끝에 결국 식별에 실패해 '대공 혐의점 없음'으로 종결 처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항공청에도 신고된 무인기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첩사가 드론사 소유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무인기를 발견한 작년 10월 17일은 드론사가 10월 15일 평양 무인기 추락 은폐 목적으로 의심되는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지 이틀이 지난 시점이다.
당시 드론사는 군 무인기 1대만 훈련 비행하고도 2대를 보낸 것처럼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가 정상 비행 훈련 중 소실된 것처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하면 드론사가 보고서 작성 후 대북 작전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을 방첩사 상공에 띄워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가 국내 상공 비행훈련 중 소실된 것처럼 GPS 등 비행 기록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방첩사 내부에서는 당시 발견된 미신고 군 무인기를 석연치 않게 여겼다는 증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무인기를 발견한 방첩사 당직 근무자들은 상부에 보고한 뒤 드론건을 사용해 포획을 시도했으나 무인기가 항공에서 사라지면서 실패했고, 이후 소형기 당시 방첩사 참모장이 현장을 통제해 상황이 종결됐다고 한다.
무인기 발견 사실은 합동참모본부에는 보고되지 않았고, 단순 드론사 정찰용 무인기 시험비행 정도로만 여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러한 군 내부 증언을 토대로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은폐할 목적으로 무인기 GPS 등 비행 기록 조작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드론사가 대북 작전에 투입된 무인기를 비행 훈련에 사용된 것처럼 꾸미려고 군용차에 무인기용 GPS 장치를 장착해 달리는 방식으로 이동 기록을 인위적으로 만든 정황도 포착한 상태다.
이러한 기록 조작 시도 이후 해당 무인기가 '원인 미상으로 손·망실 됐다'는 보고서가 작성됐다는 것이 특검팀이 파악한 얼개다.
특검팀은 드론사의 이같은 행위가 중대한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행정상의 미숙'이라는 김용대 드론사령관 측의 주장과 달리 무인기 작전 은폐라는 명확한 의도와 목표를 갖고 실행한 적극적 범죄 행위라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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