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與도 野도 “정치개혁”… 시민들은 “실현 의심” [르포]

2024-10-21

총선 전 마지막 휴일 선거전 가보니

기시다 前 총리, 도쿄3구 자당후보 지원

“30년 만에 임금 상승… 각종 개혁 계속”

입헌민주당 노다 대표도 후보 지지 호소

“지금 고물가는 아베노믹스 실패 결과”

청중들 정계 거물 등장에도 대체로 차분

“지지후보 못 정해” “한 달 만에 선거 의문”

자민당 수세 속 단독 과반은 어려울 듯

27일 예정된 일본 총선거 전 마지막 일요일인 20일, 오후 1시를 조금 지나 도쿄도 시나가와구 무사시코야마역 유세 차량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가 섰다. 자신의 보좌관 출신으로 도쿄3구에 출마한 이시하라 히로타카(石原宏高) 후보 지원 연설에 나선 것이다.

“정치개혁은 계속될 겁니다. (기시다 정권 아래서) 30여년 만에 임금이 상승했습니다. 육아정책, 에너지정책 등이 제대로 실현될지가 이번 선거에 달렸습니다.”

같은 날 오후 5시 무사시노시 기치조지역 유세장에서는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대표가 도쿄18구 선거에 나선 마쓰시타 레이코(松下玲子)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를 덮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지금의 고물가는 아베노믹스(자민당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정책)가 실패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여야를 대표하는 정계 거물의 등장에 각 유세장에는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을 찍거나 박수를 치는 이들이 없지 않았으나 청중은 대체로 차분하게 유세를 지켜봤다. 무사시코야마역 유세장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후보들 모두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하는데 실현될지 의심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노다 대표의 연설을 들은 한 30대 여성은 “새 총리가 뽑히고 한 달도 안 돼 이렇게 큰 선거를 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총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며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의 각축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각 당 주요 인사들을 전국 각지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중이다. 자민당 파벌 비자금 파문에서 비롯된 정치개혁, 고물가 대책을 축으로 하는 경제정책이 핵심 쟁점이다. 지금까지는 집권 자민당의 수세가 뚜렷하고, 입헌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세력을 확장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20일 와카야마현 가이난시를 방문해 지난달 총재 선거 당시 자신이 강조한 지방부흥, 방재 대책 강화 등을 강조했다. 동시에 “정치자금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공정공평하고 겸허한 정치를 되돌리겠다”고 강조했다. 바바 노부유키(馬場伸幸) 일본유신회 대표는 가가와현 다카마쓰시에서 “정치개혁은 실행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의 문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일본유신회의 지역기반인 오사카에서 재정개혁을 통한 무상교육을 진전시켰다며 “(유신회는) 다른 정당과는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집권한 이시바 총리가 속전속결로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새로운 정권에 대한 기대감을 표로 연결시키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하지만 일본 언론이 분석하는 판세는 녹록지 않다.

아사히신문은 19∼20일 36만 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인터넷 조사 결과 자민당 의석수는 현재 247석에서 50석 정도 줄어 단독 과반(233석 이상)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21일 보도했다.

총선에서는 지역구 289명, 비례대표 176명을 합쳐 의원 465명을 뽑는다. 자민당은 2012년 이후 총선에서 매번 단독 과반을 달성했다. 아사히는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과반수를 달성할 수 있을 지도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입헌민주당은 기존 98석에서 140석으로 40석가량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유신회는 기존 44석에서 40석 아래로 내려가고, 공산당은 기존 의석인 10석 이상을 얻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각각 관측됐다. 국민민주당은 기존 7석에서 20석 안팎으로 의석수가 급증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이시바 총리는 이날 나라시에서 한 거리 연설에서 “다시 한 번 깊은 반성과 새로운 마음으로 전국에 (지지를)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다 입헌민주당 대표는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거리 연설에서 “우리에게 정권을 맡겨 달라”며 “다시는 (비자금 파문과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쿄=글·사진 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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