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부당대출 사태' 후 이복현과 첫 만남···침묵 지켰다

2024-09-24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부당대출 사태 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첫 만남이기도 하다.

임 회장은 24일 오후 5시 은행회관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금감원은 이날 KB·신한·하나·우리·NH 등 5대 금융지주 및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4시30분경 은행회관에 도착한 임 회장은 부당대출 사태 후 첫 공개 석상 행사에 참여하는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취재진의 질문에는 끝내 침묵을 지켰다.

이보다 앞서 지난 10일 이복현 원장과 은행장 간담회에서 만남을 가진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경우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임직원들이 수사·조사를 성실하게 받고 있다"며 "결과를 보고 그 때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태 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복현 원장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현 경영진의 '책임론'까지 꺼내들어 우리금융을 압박했다.

이에 임 회장도 지난달 서면으로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사전검사에도 돌입했다. 사전검사란 정기 검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1~2주 동안 수검 기관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다.

당초 금감원은 내년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지며 검사 일정을 올해로 앞당겼다.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 검사는 다음 달 초부터 시작돼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며 30~40여명의 검사 인력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검사에 대한 결과는 내년 상반기, 늦으면 하반기 공개가 예상된다.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를 통해 손 전 회장 친인척과 부당대출 의혹 및 여신 취급, 내부통제 체계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난 6월 불거진 100억원대 직원 횡령 사고, 보험사 인수 관련 적정성 등도 종합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금융이 이번 정기검사 결과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현재 인수를 추진 중인 동양생명·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부당대출의 경우 금감원이 금융사고 미보고 등 사후 대응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반적인 내부통제 미작동'으로 바라보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의 등급이 현재 2등급에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법에 따르면 금융사고 미보고 또는 보고 지연은 제재 대상이다.

더욱이 금감원이 우리금융 경영진이 부당대출 사태를 고의적으로 묵인 또는 보고 지연한 정황을 입증할 경우 향후 임 회장과 조 행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당장 연말 임기만료를 앞둔 조 행장은 연임이 힘들 것이라는데 무게가 쏠리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 인수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당장 임 회장이 당장 자진사퇴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 "임 회장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현 상황에 대한 결론이 어느 정도 난 뒤에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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