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계절 생긴 아기…‘날씬 유전자’ 갖고 태어난다(새 연구)

2025-04-16

아이가 태어난 시기는 단순히 별자리 운세를 넘어서, 그들의 건강과 인생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도쿄대학교 연구진은 아이가 언제 잉태되었는지가 대사 건강에 중요한 차이를 만든다는 결과를 주장했다. 연구진은 10월 17일부터 다음 해 4월 15일 사이, 즉 추운 계절에 잉태된 사람들에게서 갈색 지방 조직의 활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갈색 지방은 체온을 유지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일반적인 백색 지방과 달리 열을 내며 칼로리를 소모한다.

이에 따라 이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은 대체로 체질량지수(BMI)가 낮고, 내장지방 축적이 적으며, 에너지 소비가 많은 특징을 보였다. 모두 건강한 대사 기능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도쿄대 연구팀을 이끈 요네시로 다케시 박사는 “임신 전 부모가 경험한 환경이 자녀의 대사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이전의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이러한 결과는 아이가 언제 잉태되고 태어났는지가 이후의 건강과 삶의 질에 영향을 준다는 수십 년간의 연구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한다.

예를 들어,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은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이 대사 건강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면에서도 더 긍정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출생 시 체중이 더 나가고, 성장 후 키가 더 크며, 사춘기가 다소 늦게 오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성인기 건강과도 연결된 요소들이다.

연구를 주도한 켄 옹 박사는 “임신 중이거나 임신 전부터 산모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 다음 세대 건강에 매우 오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부정적인 건강 결과와 연관된 시기도 있다. 핀란드의 울루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1~2월에 잉태된 아기는 식품 알레르기, 특히 우유나 달걀에 대한 알레르기 발병 소지가 더 높다고 한다. 이 시기에 생긴 태아는 생후 11주 차 무렵 꽃가루 등 알레르겐이 많은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데, 이는 알레르기 항체 생성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생일은 건강뿐 아니라 운동 능력이나 학업 성취도와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교의 한 연구는 지난해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1월생이 12월생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는 출생률이 비슷한 두 달을 비교한 결과라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이는 ‘상대 연령 효과(Relative Age Effect)’로 불리는 현상과 관련 있다. 학년이나 스포츠 리그 선발 기준일 초반에 태어난 아이들은 또래보다 거의 1년 가까이 더 크고 성숙하기 때문에 초기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이 개념은 1983년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생일 데이터를 분석하며 처음 제기되었고, 이후 엘리트 운동선수나 우수한 학생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아이의 생일을 계획하는 ‘과학적 타이밍’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건강은 태내 환경과 외부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질병 예방과 이해를 위한 실마리로써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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