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에너지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등 움츠러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손꼽히는 독일 RWE의 미하엘 뮐러 재무책임자는 550억 유로(약 8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실적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 결과로 미국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실행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현재 계획에 따르면 2026년에 승인이 예정돼 있지만 그대로 진행될지 여부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금액을 올해 100억 유로(약 15조 원)에서 2025~2026년 70억 유로(약 10조 원)로 줄이기로 했다”며 “이번 투자 규모 축소로 지난해 발표했던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에 550억 유로 투자’ 계획이 뒤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영국의 친환경 투자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앞서 또 다른 독일의 대형 재생에너지 기업인 지멘스에너지의 크리스티안 브루흐 최고경영자(CEO) 역시 향후 미국에서 해상풍력 승인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브루흐 CEO는 이미 승인을 받은 기존 프로젝트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첫날 미국에서 해상풍력을 중단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기업들에 지급됐던 보조금을 없애겠다고 거듭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