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세(SUSE)가 기술지원이 종료된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7 고객을 대상으로 전략적 지원 프로그램을 출시하고 리눅스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리눅스 생태계 내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23일 소프트웨어(SW) 업계에 따르면 수세는 '수세 멀티 리눅스 서포트(SUSE Multi Linux Support)' 운영에 돌입했다.
수세 멀티 리눅스 서포트는 RHEL 7.1부터 7.9까지 모든 마이너 버전에 기술 지원과 보안 패치를 2029년 2월까지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세는 '전체 버전 지원'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앞서 레드햇은 2024년 6월 30일부로 RHEL 7에 공식 기술 지원을 종료했다. 이후로는 별도 유료 애드온인 'ELS' 구독이 필수다.
하지만 ELS는 최종 마이너 버전인 RHEL 7.9만을 공식 지원한다. 하위 버전 사용자는 업그레이드 없이는 패치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로 기술적 위험과 비용 부담이 커졌다.
수세는 이러한 레드햇의 제한적 정책을 정조준한 것이다.
수세 멀티 리눅스 서포트는 RHEL 7.1~7.8 사용자도 별도 업그레이드 없이 기존 환경 그대로 기술 지원을 받도록 설계됐다.
또한 기존 RHEL 구독보다 낮은 가격의 3년 단위 고정요금제를 제시했다. 연간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ELS보다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업계는 수세의 이번 전략을 기존 레드햇 고객 이탈 수요 흡수는 물론, 장기적으로 자사 리눅스(SLES)로 전환을 유도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한다.
실제 수세는 RHEL 기반 시스템과 센트OS 등 다양한 배포판에 기술 지원 역량을 확보하고, 멀티 리눅스 환경 전반을 커버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수세는 이미 KT클라우드, 대교 등 센트OS 7 지원 종료에 대응해서 멀티 리눅스 서포트를 도입한 기업 사례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RHEL 7 전용 프로그램으로 금융, 제조, 공공, 서비스 산업으로 고객층을 확대할 방침이다.
레드햇과 수세는 오랜 기간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시장에서 경쟁해왔다. 수세 행보는 리눅스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통상 기술 지원 종료 이후의 고객 대응 전략은 브랜드 신뢰도, 시장 점유율과 직결됐다.
수세 관계자는 “RHEL 7 기반 시스템을 계속 운영하길 원하는 고객에게 기술적 안정성과 비용 효율성을 충족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