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민 50만 육박…태국 F-16, 캄보디아 '가짜 카지노' 때렸다

2025-12-11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이 전투기·해병특수부대·해군까지 투입되는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태국군은 국경 인근 캄보디아 영내의 카지노 건물과 범죄단지를 군사 거점으로 지목하며 연일 공습을 감행하고 있다. 양국에서 최소 22명이 숨지고 피란민은 50만 명을 넘었다.

태국 왕립 공군은 10일(현지시간) F-16과 JAS-39 그리펜 전투기를 동원해 캄보디아 오다르메안체이주의 로열힐 카지노 등 건물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태국군은 “겉으로는 카지노 간판이지만 실제로는 드론 지휘·통제소, 다연장 로켓발사기(BM-21) 보관시설, 무기·병력 집결지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드론 정찰 직후 건물 상층부에서 폭발과 흰 연기가 솟구치는 장면이 담겼다.

태국 해병특수부대도 이날 캄보디아 서부 타모다 지역의 ‘보이스피싱·로맨스 스캠’ 범죄단지와 연계된 카지노 건물을 향해 포격을 가했다. 일부 건물 외벽은 수십 개의 포탄 자국으로 일그러진 채 공개됐다. 태국 국방부는 “캄보디아군 저격수 4명이 카지노 고층에 배치돼 있었다”며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지상전도 확산됐다. 캄보디아군은 BM-21 로켓포를 동원해 태국 수린주 병원 인근까지 포탄을 쐈고, 태국군은 대응 사격을 이어갔다. 해군은 국경 인근 드론통제센터를 파괴했다며 표적 공격 영상을 공개했다.

무력 충돌이 시작된 것은 지난 7일 태국 시사껫주 초소에 캄보디아군이 사격을 가해 태국 군인 2명이 다치면서다. 이후 양국은 국경 16곳에서 교전을 벌였으며, 교전 지역은 5개 주로 확대됐다. 태국에서는 군인 9명·민간인 3명, 캄보디아에서는 민간인 10명이 숨졌다. AFP통신은 태국 내 피란민이 40만 명, 캄보디아 내 피란민이 10만 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캄보디아는 유엔 안보리에 서한을 보내 태국군의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훈 마네트 총리 측근도 “지금이라도 1시간 내 회담이 가능하다”며 대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아누틴찬비라쿤 태국 총리는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며 강경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체결된 휴전 협정은 사실상 무력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두 나라에 전화를 걸어 중단시키겠다”며 다시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태국 외교부는 “관세 등 압박을 통한 휴전 유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국의 영유권 분쟁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907년 측량된 817㎞ 국경선 중 일부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지난 7월에도 닷새간 교전을 벌여 48명이 숨졌고 30만 명이 피란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