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녹화→취소’ 번복한 MBC 연예대상, ‘눈치 없는’ 행보에 이어지는 차가운 시선

2024-12-30

당일 방송 앞둔 MBC 연예대상만 입장 발표

고민 거듭하는 방송사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MBC 연예대상 측이 포토행사 취소 소식을 전하며 “시상식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혀 빈축을 샀다. 결방 확정과 함께 녹화방송 대체 소식을 전한 MBC 연기대상에도 굳이 진행을 해야 하냐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시청자들의 달라진 시선에 방송사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지난 29일 2024 MBC 연예대상 측은 “긴급 뉴스특보 편성으로 인해 오늘 오후 7시에 예정돼 있던 포토타임 행사는 취소됐음을 알려드린다”며 “2024 방송연예대상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날 오전 전해진 179명의 사망자를 낸 제주항공 여객기 대참사 소식에도 불구, ‘취소’ 소식을 전하지 않은 MBC 연예대상 측을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녹화는 진행하되, 시상식은 결방된다는 소식이 이어졌지만 “다수가 모여 축하하는 자리는 마땅치 않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이날 시상식은 비공개 녹화를 두고 고심하던 끝에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급하게 시상식을 취소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MBC 가요대제전, 연기대상을 비롯해 KBS 연기대상, SBS 연예대상 등 연말 시상식이 대거 남았지만, 이날 방송 예정이었던 2024 MBC 연기대상은 결방 소식을 전하며, 시상식은 녹화 방송으로 대체된다고 전했다. KBS 연기대상 또한 방송만 취소한 뒤 녹화는 진행한다. 정부가 29일부터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해 ‘결방’은 정해진 수순이었지만, 비공개 녹화와 취소 사이 고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녹화 진행 소식에도 비난이 이어질 만큼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앞서 비상계엄 여파 속에서도 개최를 포기하지 않은 지상파를 향해 이미 적지 않은 비판이 이어졌던 것. 앞서 3일 비상계엄과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이후 전국에서는 탄핵 촉구 집회가 확산 중인 가운데, ‘연예인들만 다른 세상에 있냐’는 지적이 이어지곤 했었다.

일각에서는 시상식 특성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옹호하기도 한다. 참석자들의 스케줄 또는 광고 등 계약상의 문제를 비롯해 대규모 행사에 투입된 스태프들의 문제 등 얽힌 사항들을 고려했을 때 녹화로 시상식을 진행하는 것까지 비난하는 것은 과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지상파 연말 시상식의 위기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0년, 2021년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상식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결국 거리 두기를 유지하고, 온라인 화상 시스템을 활용해 최소한의 인원만이 참석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상식을 진행한 바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예인들을 향해서도 사회 참여를 요구하는 흐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시상식 진행을 향한 여론도 심상치 않은 모양새다. 코로나19, 비상계엄 여파 속에서도 강행을 결정한 지상파를 향한 실망감에, 시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즐기는 연예인들을 향한 따가운 시선까지. 달라진 시청자들의 반응에 방송사들도 더욱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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